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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간호사, 그들은 왜 병원을 떠나나

3교대 근무·인력부족·환자와 감정소모 삼중고(三重苦)

“매 순간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방소재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홍모(23)양이 제일 먼저 꺼낸 대답이다. 홍양은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강원도 모대학교 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한창 간호사의 꿈을 펼칠 그녀는 자신의 일에 대해 회의감에 빠져있었다. 원인은 간호계의 삼중고(三重苦) 때문이었다.

홍양을 비롯해 상당수의 간호사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3교대 근무와 인력 부족으로 생기는 과도한 업무량, 환자와의 감정소모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홍양이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짧게는 일주일에서 2달이면 간호사 생활을 그만두는 이들이 많았다. 그녀는 일을 그만두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간호계의 삼중고가 퇴직 사유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병원의 경우 경력이 적은 간호사는 환자 15명을 맡고 경력이 많은 경우에는 24명까지 담당했다.

홍양은 “인력이 부족해 1명이 일하는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정해진 근무 시간 안에 일을 처리 못해 2시간씩 초과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간호사가 돈을 많이 받는 줄 알지만 막상 하는 일에 비해 급여도 적다”며 말을 흐렸다.

일부 환자들이 보이는 행태도 간호사들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혔다. 몇몇 환자들은 간호사들에게 편의점을 다녀오라고 하는 등 업무 이외에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녀의 동기들 중 2명은 환자와의 감정소모로 지난달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홍양은 “일은 힘들어도 버틸 수 있지만 간호사를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어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 김모(24)양은 나이트-오프-데이로 이어지는 3교대 근무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김양은 “보통 3교대로 나이트-오프-데이를 줘요. 아침에 끝나고(나이트) 그 날 하루 종일 자다가 다음 날 새벽(데이)에 출근하니까 몸이 상할 수 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업무량에 비해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그녀는 “휴일이나 야근수당 정산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간호행위 자체가 수가 없이 통틀어 매겨져 성과에 대한 만족감이나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간호사 법정인력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과 열악한 노동조건. OECD국가 중 간호사 배치수준은 최하위. 최근 대한간호협회의 PA합법화나 병원간호사회의 간호 인력 기준 법제화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일선에 있는 간호사들이 삼중고(三重苦)로 받는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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