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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그 깊이에 몰두하다. '더 가온(The Gaon)'

  • No : 1441
  • 작성자 : 서울 신사동
  • 작성일 : 2007-10-23 22:36:47


 


생활여건이 나아지면서 한식의 양적인 팽창은 이루어졌지만, 질적인 깊이는 일정한계를 넘지 못한 지 오래다. 한국도자기의 모던화에 앞장섰던 '광주요'가 스타쉐프 윤정진씨와 손 잡고 지난 1년 반 동안 준비하여 선보이는 고급 한식당, '더 가온'은 익숙하기 때문에 소홀하고, 오히려 박한 애정을 받는 한국음식 안타까워 오픈한 곳이다. '시안', '와인&다인'을 거치며 퓨전요리로 유명했던 윤쉐프이기 때문에 기반을 '한식에 둔 퓨전음식일 것'이라 오해하면 곤란하다.
 
'더 가온'은 말 그대로 한국의 밥과 김치, 장 등, 기본에 깊이 몰두하고 있는 전통 한식당이다. 뚜껑을 여는 순간 고운 단내가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하는 쌀밥.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경기 햅쌀 중에서도 최상품을 골라 멋 내지 않고 솔직하게 지은 밥맛은 반찬 없이 맨밥만으로도 한 공기를 비울 만하다.(수 많은 레스토랑 취재를 다녔지만 국내에서 밥을 대표메뉴로 선택하여 찍어본 것은 처음이다.) 상품 홍삼을 약탕기로 다려낸 국물에 오골계, 자연송이, 전복을 넣고 고아낸 '홍계탕'은 국물 한 방울 남길 수 없는 보양식이며, 1cm가 넘는 두꺼운 소갈비에 손바닥만한 전복을 넣어 쪄낸 '전갈찜'은 설탕과 물엿을 전혀 넣지 않고 육수만으로 고급스러운 감미를 이끌어낸다. 그 외에 사람들이 앞 다투어 추천하는 요리는 그 이름도 평범한 '고등어 조림'이다. 제주산 활고등어의 촉촉한 기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고등어 조림'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하다.
 
'더 가온'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재료 그 자체다. 그냥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정도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뒤져 찾아낸 최상의 재료들로 그 동안 한식이 만족시키지 못했던 2%를 채워낸다.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하지만, 오랫동안 무시되었던 음식들에서 새로운 놀라움을 찾아내는 시도는 한동안 유행했던 퓨전요리의 놀라움을 넘어서는 감동이 있다. 이 모든 요리에 요리만큼 탐나는 광주요의 아름다운 식기들이 함께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국 음식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깊이 있는 미감을 더하는 광주요와 윤쉐프의 열정과 노력에 일단은 커다란 기대를 걸어본다.
 
음식 각각에 녹아 든 정성때문인지 가격이 만만한 편은 아니지만, 요리 한 두 가지와 식사메뉴를 주문하거나 점심정식을 이용하면 훨씬 실속 있는 가격으로 이곳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3층으로 된 레스토랑은 전부 다른 분위기로 꾸며지며 개인별로 독립공간을 보장 받으며 식사할 수 있다. 식사의 인상적인 마무리가 될만한 디저트와 차 등의 준비가 조금 아쉽지만 조만간 비장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 보는 것이 좋겠다.


 


 



전화 : 02-3446-8411~2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31-23번지 도산공원 정문
찾아오시는길 : 도산 공원 정문 앞에서 오른쪽으로 50m 정도 가면 왼편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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