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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난치성 간암, 고정관념 깬 ‘퓨전 치료법’ 나와

세브란스 임상보고서, 국제학술지 ‘Cancer’ 9월호 게재

난치성 간암에 고정관념 깬 ‘퓨전 치료법'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세브란스병원 간암전문클리닉이 중증 간암환자에게 항암제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해 기존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늘린 임상실적 내용이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캔서(Cancer)’ 9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의 제목은 ‘문맥혈전증이 동반된 진행성 간암환자에서 국소적으로 방사선과 항암제 동맥내 주입의 병합치료의 임상성적’으로 세브란스병원 간암전문클리닉 소속 소화기내과(김자경·안상훈·전재윤·한광협)와 방사선종양학과(성진실), 영상의학과(이도연)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다.

간암 환자 중 장과 간을 연결하는 혈관인 간문맥에 혈전(혈관내 피가 굳어서 생긴 피떡)이 생긴 경우, 그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는 평균 3-4개월 이상 생존이 어려우며 치료를 해도 6개월 이상의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간문맥에 혈전이 생긴 난치성 간암의 경우 전체 간암환자중 약 30%~40%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 경우처럼 혈전에 암이 침범되면 암의 진행이 급격히 진행되기에 항암제를 통한 치료도 큰 효과가 없다.

또, 기존의 색전술치료법의 경우 문맥에 이상이 없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문맥에 혈전이 쌓인 간암의 경우 색전술 사용이 어렵다.
간암의 경우 대부분 방사선 치료를 꺼려왔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의 간암이 간경변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즉 간경변이 동반된 쇠약해진 간은 고용량의 방사선치료로 간부전을 일으킬 확률이 높았기 때문.

이번 세브란스병원 간암전문클리닉팀은 최신 방사선치료법과 항암제(파클리탁셀 등)를 같이 쓰는 방법으로 약 40여명의 진행성 간암 환자를 치료 한 결과 평균 생존기간 13개월이 넘었다.

방사선 치료에 좋은 치료반응을 보인 경우에는 생존기간은 20개월이 넘게 나타나는 등 탁월한 생존율 향상을 나타냈다.
이런 치료가 가능하게 했던 것이 국소적인 방사선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방사선치료기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시술방법은 간문맥에 혈전이 생긴 간암환자에게 항암제를 중심정맥관(케모포트)으로 간동맥을 통해 암이 발생한 부위로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동시에 방사선 치료기를 이용해 고도로 계산된 고에너지 방사선을 간암부위에 집중한다.

지속적인 항암제주입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상호작용으로 기존의 한번에 항암제를 주사하는 일시정주법보다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독성은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치료할 경우 기존의 항암제 등의 단독치료에 비해 간암파괴 효과가 높게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환자수가 더 늘어 80명의 말기 간암환자 대상의 치료성적에서는 생존율이 더욱 향상돼 평균 18개월에 이르렀다.

더불어 이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의 약 70%에서 암이 진행되지 않았고 약 1달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항암제를 주입한 결과, 가장 예후가 불량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저히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일부에서는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 했으나 항암 방사선 치료로 호전돼 근치적 절제가 가능하게 되었고 간암이 완치가 된 경우도 있다.

이 치료법은 대부분 치료를 포기하는 간암 환자를 주 대상으로 기존의 치료법을 병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한 첫 시도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최근 개발되는 신약과 방사선을 병합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치료법은 향 후 치료 성과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특히 최근 넥사바와 같은 간암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이미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은 물론 국내에서도 시판되고 있기에 이 치료법에 추가적인 넥사바 투여가 앞으로 간암환자들의 치료성적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완치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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