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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신입사원 상사로 모시게 된 심평원 직원들

심평원 노조, 직원들에 대한 모욕…원점부터 재시작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새로운 신규직원 채용기준으로 인해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심평원은 지난 2일 밤 ‘2015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규직 채용공고’를 내고 행정직, 심사직, 전산직 등 총 279명의 직원을 올해 모집하기로 했다.

문제는 올해 신설된 신입채용 자격조건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6급으로 채용해왔던 대졸신규 직급을 올해부터 5급으로 상향하고 6급 신규는 고졸자로 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졸신입으로 입사한 6급 직원들은 후배를 상사로 모셔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게 됐다.

심평원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대졸 신입직원을 6급으로 채용해왔는데, 지난해 이전에 6급으로 입사한 대졸직원들은 이미 5급으로 승진한 상태여서 ‘꼬인 족보’의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 입사한 6급 대졸신규들이 아직 승진이 되지 않아 올해 입사할 대졸신규들보다 직급이 낮아지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심평원은 올해 채용공고에서 3급 직원 4명(행정직 2명과 심사직 2명)을 외부경력자로 채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심평원 3급은 내부승진으로만 가능했는데 이 틀을 깬 것이다.

이를 두고 심평원 사측이 특정 인물을 3급으로 채용하려는 포석을 깔은 것이라는 의혹까지 무성한 상태.

정규직 채용 규정 변경에 당황한 직원들은 사측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심각한 박탈감을 느끼는 동시에 조직 내부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심평원 노조는 5일 성명을 통해 “이번 신규직원채용은 전 직원을 갈등과 불신의 수렁에 몰아넣었다”면서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면 기존 직원들부터 특진시키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4일 설명회에서 사측이 “전문기관 위상을 높이기 위해 좋은 인력을 뽑아야 한다면서 우리직원들의 스펙이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하고 SKY를 운운하는 등 시대착오적이고 조직의 품위마저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직원들에 대한 모욕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특히 “기존 직원들도 정당한 채용과정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인재들일 뿐만 아니라 심평원에서 수개월에서 수년까지의 경력까지 쌓아온 사람들”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보다 더 경쟁력 있는 사람들을 바깥에서 어떻게 구할 것인가?”이라고 반문했다.

또한 “지난 1988년 노사합의로 ‘3급 이상 직원은 내부 승진한다’는 원칙이 계속 지켜왔음에도 노조와 아무런 논의도 없이 3급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더군다나 특정인물을 3급으로 채용하려는 의혹도 무성하다”면서 “이런 의혹을 직원들이 믿는다는 것은 심평원 인사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노조는 “조직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인데 얼마나 좋은 사람을 얻겠다고 직원들을 이토록 무시하고 부정하는가”라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조직구성원의 동의가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래서 청렴도, 내부고객만족도가 4년 연속 바닥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재 심평원 본원 로비에 농성을 위한 천막까지 설치하고 심평원 사측의 입장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사측은 “채용공고를 철회할 수 없고, 기존 직원에 대한 특별조치 역시 불가하다”는 뜻을 노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