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측과 노조의 소통이 시작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논란이 됐던 2015년 신규직원 채용공고를 취소하고 심평원 노조의 요구대로 재공고한 것에 대해 노조가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심평원이 지난 2월 2일 밤 공고한 2015년 신규직원채용공고는 기존 6급으로 채용했던 대졸신규를 5급으로 채용하고 6급 신규는 고졸자로 한정하며, 기존 내부승진으로만 가능했던 3급 직원을 외부경력자로 채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분노한 심사평가원 노조는 공고가 있은 다음 날부터 채용공고를 철회를 요구하며 본원 로비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과 대규모 집회 등을 벌이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노조의 공고철회 요구투쟁은, 지난 11일 사측이 채용 공고를 취소하고 재공고를 합의함으로써 일단락됐다. 또한 손명세 원장은 노조의 요구대로 직원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 노조는 12일 성명을 통해 “공기관의 장으로서 이미 공지된 채용공고를 번복한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원장의 용기 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내며 이를 조직에 대한 충정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심평원의 역동적인 변화와 기관장의 다양한 노력에 직원들의 기대도 높아졌고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최상위 기관으로 지정된 것에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책고객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전체 ‘만족도평가’결과가 실망스러웠던 것은 그만큼 내부만족도 평가가 떨어졌다는 반증”이라면서 “심평원의 혁신은 인사혁신으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원들은 무엇보다 공정하지 못한 인사에 분노한다”며 “지난 2009년 MB정권의 강요로 직원채용 직급이 하향되었던 것은 전문기관인 심평원의 위상에는 걸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역시 채용직급 상향조정의 취지와 진의를 깊숙이 이해하고 있지만 아무리 뜻이 좋았다 할지라도 조직구성원들의 공론과정을 거처 연착륙시키지 못한 점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것.
노조는 “특단의 조치로 내부직원문제 해소와 신규직원 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더라면, 또 다른 불씨를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상명하복식 문화가 일상화된 심평원에서 기관장 지근거리의 참모들이 제대로 된 역할이 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심평원은 원주 이전을 앞두고 불안한 시기”라며 “한번 품은 직원들을 보배롭게 여기는 것이 더욱 필요한 때 관리자들은 소통의 다리가 되기에 분발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노조는 이번 직원채용 재공고와 관련해 심평원의 자정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합의에 따라 노사교섭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직원들의 처우문제와 채용직급의 환원문제는 동전의 양면이기에 직원들의 처우문제가 우선”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이번 투쟁의 결과는 조합원의 참여와 지지로 이루어진 조합원의 승리이며 심평원 모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노조는 심평원 사측에 대해 “이번에 내민 손을 놓치만 않는다면 아낌없이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며 이번과정에서 생긴 외부로부터 오해를 불식 시키는데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