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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심평원은 원장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심평원 노조, 당장 채용공고 철회하고, 합리적 조치하라!


“심평원은 원장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당장 채용공고를 철회하고, 합리적 조치를 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조원 200여명은 9일 정오경 심평원 본원 앞에 집결해 이 같은 요구를 하며 사측을 강력히 비난했다.

새로운 신규직원 채용기준을 내세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측에 직원들의 반발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심평원은 지난 2일 밤 ‘2015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규직 채용공고’를 내고 행정직, 심사직, 전산직 등 총 279명의 직원을 올해 모집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동안 6급으로 채용해왔던 대졸신규 직급을 올해부터 5급으로 상향조정하고 6급 신규는 고졸자로 한정한 새로운 신입채용 자격조건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졸신입으로 입사한 6급 직원들은 후배를 상사로 모셔야 할 상황.

이외에도 심평원 사측은 그동안 내부승진으로만 가능했던 3급 직원 4명(행정직 2명, 심사직 2명)을 외부경력자로 채용하기로 해 심평원의 인사적체가 더욱 가중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최근 승진인사에서 심평원 사측이 4명의 3급 내부 승진자를 선발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 채용공고에서 4명의 외부경력자를 선발하기로 해 “사측이 특정 인물을 영입하려는 포석을 미리 깔아둔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에 반발한 심평원 노조는 지난 5일에 이어 또다시 성명을 통해 “심평원은 원장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지난 2월2일 신규직원 채용 공고 이후 어이없었던 회사 측 설명회에 이어, 원장의 수원지원 순회강연까지 황당한 사건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오늘날 심평원이 건강보험 대표기관으로 자리 잡은 것은 몇몇 인재나 대단히 훌륭한 어떤 기관장이 아니라 갖은 외풍으로부터 굳세게 심평원을 지켜온 직원들의 우직함과 성실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직원을 신뢰하고 소통하지 않는 CEO는 설자리가 없다”고 손명세 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심평원 사측은 이번 인사채용과 관련해 ‘조직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기존 직원들의 양해를 구한 바 있는데 노조는 이를 “자기 직원들이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좋은 대우로 좋은 사람을 데려오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노조는 “이번 사건은 2012, 2013, 2014직번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를 방치하면 언제라도 인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런 인사파행은 반복될 것이기에 모두가 함께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노조는 “전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당장 채용공고를 철회하고, 합리적 조치를 우선해야 한다”며 손명세 원장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요구했다.




노조의 이 같은 극심한 반발에 심평원 사측은 기존 ‘철회불가’ 입장에서 ‘수용가능’ 입장으로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김진현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위원장(사진)은 9일 오후 4시경 본원 로비에서 천막 농성 중에 기자들과 만나 “수시로 사측 관계자를 만나 우리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투쟁 초기만 해도 새로운 채용기준을 철회할 수 없다고 밝힌 사측이었지만 추후 인사위원회를 거쳐 재심사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오전 중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심평원 발전을 위해 외부 전문가 채용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그 전에 기존 직원들에 대한 인사적체 문제를 해결하는 등 내부적으로 충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