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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알레르기내과] 알레르기 비염의 유발시험과 진료적용

민 경 업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분과장

Kyung Up Min, M.D.

Chief, Dept. of Internal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유발시험 전단계 과정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청취이다. 세밀한 병력청취를 통해 상기도의 감염이나 기타 비(鼻)질환과의 감별에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된다. 병력청취시에는 아토피의 가족력이 있는지, 증상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지, 특별한 악화요인이 있는지, 코증상 외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하부기도, 눈, 피부의 병력이 있는지, 음식이나 약물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원인 항원을 찾는데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계절적으로 나타난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장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한다. 꽃가루는 계절에 따라 원인이 되는 종류가 다른데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 여름철에는 목초 꽃가루, 가을철에는 잡초 꽃가루가 흔한 원인이 된다.

증상이 일년 내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바퀴, 곰팡이, 동물 비듬 등이 있다. 집먼지진드기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잘 서식하고 담요, 양탄자, 천으로 된 소파, 커튼, 침대 메트리스, 오래된 옷과 책 등에 많으므로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면 집먼지 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전형적인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으로는 코막힘, 콧물, 재채기, 소양감 등을 들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서 이러한 증상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에서는 하나의 증상만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증상이 우세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 개인에 따라 증상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많아 비염의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증상만으로 알레르기 비염과 다른 비염을 구별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병력 청취만으로 코증상의 뚜렷한 원인을 찾기가 어려울때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검사는 피부단자시험이다. 피부단자시험은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할수 있는 유용한 검사법이다. 전형적인 코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피부단자시험상 양성반응이 나오면 임상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피부단자시험은 특이 IgE에 의한 즉시형 과민반응을 피부에서 증명하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으로 시행하는 혈청 특이 IgE는 각 항원에 특이한 IgE를 혈청에서 측정하는 것으로, 이는 특히 피부시험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 유용하다. 혈청 특이 IgE는 방사면역측정법 또는 효소면역측정법을 이용하여 측정하며 표준화된 항원을 사용하면 피부단자시험과 비슷한 양성 반응도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임상에서는 자세한 병력청취와 비강의 진찰 및 피부단자시험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고 원인 항원을 추정할 수 있다.

 

 

유발시험

 

기관지천식에서 기관지 유발시험으로 기관지 과민성이라는 천식의 병인론적 특성을 증명하는 것과 같이 비염에서도 유발시험을 통해 증상을 재현함으로써 진단을 더욱 명확히 할 수 있다. 비염의 유발시험은 비특이적 유발시험과 특이적 유발시험으로 나눌 수 있다.

 

비특이적 유발시험은 원인과 관계없이 메타콜린과 히스타민을 자극물질로 사용해서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을 유발시키는 검사이고, 특이적 유발시험은 의심되는 특이 항원으로 비점막을 자극해서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물질을 증명하는 검사이다. 특이적 또는 비특이적 자극을 준 후에 관찰하는 평가지표는 (Table 1)에 있다.

 

이때 증상에 대한 점수(symptom score)는 숫자나 VAS(visual analog scale)로 표시하게 한다.

 

 

1. 비특이적 유발시험

비특이적 유발시험에서 메타콜린을 자극물질로 사용할 경우 0.1∼10 mg/ml의 농도에서 점차 증량하면서 국소적으로 흡입을 시키면 대개 다른 증상은 없이 코 분비물의 증상만 나타난다. 따라서 단순히 콧물의 분비량을 재어서 평가하게 된다. 히스타민은 메타콜린과 같이 비특이적이지만 메타콜린에 비해서는 알레르기 비염과 유사한 여러 증상들을 일으키게 된다.

 

즉, 코 분비물의 증가, 소양감, 혈관충혈에 의한 코막힘 등을 함께 초래하므로 평가가 좀 더 복잡하다. 그러나 이러한 비특이적 유발시험은 정상대조군과 환자군 사이에서 중복되는 반응을 보이는 범위가 넓어 임상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인 검사라고 할 수 있다.

 

2. 특이적 유발시험

병력과 피부단자시험 또는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 항원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 특이항원으로 코점막 유발시험을 할 수 있다. 이때 검사의 정확성을 위해서 코점막을 통해 투여하는 항원은 잘 정제되고 표준화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원의 투여방법은 적절한 용매로 희석한 용액을 코점막에 직접 점적하거나 기계적으로 분무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항원에 대한 반응은 주로 재채기, 코막힘, 코 분비물 등 세가지로 나타나므로 각각의 증상을 모두 관찰지표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3. 관찰지표

1) 재채기는 코점막의 감각신경 말단으로부터의 중추성 반사결과인데 일정시간 동안에 나타나는 횟수로 평가하는 것이 쉬우면서 재현성도 매우 좋다.

2) 코막힘은 대개는 점막혈관 충혈의 결과이지만 부종도 부분적으로 관여한다. 코막힘의 정도는 주관적으로 증상의 점수를 매겨서 평가할 수도 있고, 객관적으로는 최대유속기 측정, 비압계를 이용한 비강통기도 측정, 음향비강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최대유속기(Nasal peak flow meter)는 입을 막고 코를 통해서 호흡하면서 최대의 흡기 혹은 호기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최대유속의 저하는 코막힘을 반영하며 기관지 천식에서 최대호기 유속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최대유속기에 마스크를 부착하여 코에 밀착시키고 숨을 쉬는 기구를 사용하는데 유발전·후에 각각 세번씩 측정하여 가장 높은 수치를 선택해서 비교한다. 최대유속은 환자가 숨을 쉴때 들이는 노력에 비례하므로 항상 일정한 노력을 들여 숨을 쉬도록 잘 교육하여야 한다.

비강통기도검사(Rhinomanometry)는 전방측정법과 후방측정법이 있는데 코막힘을 반영하는 비강저항을 측정할 수 있다(Fig. 1).

 

임상에서는 전방측정법이 주로 사용되는데 환자가 자연스럽게 코로 호흡을 하면서 측정하고 좌우 양측을 각각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강 양단의 압력차이와 유속으로부터 비강의 저항을 계산하며 비강내에서 어느 부위가 가장 좁은지는 알 수 없지만 재현성이 좋아 코점막 유발시험에서 뿐만 아니라 코막힘의 진단과 치료전·후의 효과 판정에도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측정하기가 곤란하고, 정상적으로 코점막이 충혈되었다가 완화되는 주기(nasal cycle)가 있어 비강저항이 변화하므로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음향비강검사(Acoustic rhinometry)는 전기스파크에서 얻어지는 음파를 튜브를 통해서 비강내에 전달하면 비강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반사되는 소리를 마이크로 잡게 되는데, 이 소리의 강도와 시간을 분석하여 비강의 단면적을 측정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다(Fig.  2).

 

이 방법은 비강의 전·후 길이를 따라서 단면적을 측정할 수 있으므로 어느 부위가 가장 좁은지도 알 수 있다. 또한 이 방법은 비압계에 비해 재현성이 뛰어나고 코막힘이 매우 심한 환자에서도 측정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기기가 고가이므로 구비하기가 쉽지 않다.

 

3) 코 분비물의 증가는 머리를 앞으로 숙여서 코에서 흘러 나오는 분비물을 직접 모아서 분비량을 측정하거나 코를 닦아낸 휴지의 무게변화를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분비물의 내용을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생리식염수로 비세척을 시행하여 나오는 분비물의 조성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에는 비반세포와 호산구의 활성을 반영하는 화학매개물질을 측정하여 비교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화학매개물질의 정량법이 복잡하고 해석이 어렵기 때문에 주로 연구목적에 이용되고 있다.

 

 

유발시험의 진료적용

 

알레르기 비염에서 유발시험은 원인 항원이 피부 또는 혈액검사에서 확인되지 않고 오직 비강내 검사로만 확인되는 경우에 유용하다. 또한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항원, 특히 공장에서 접촉하는 항원에 의한 직업성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에 가치가 있다. 알레르기 비염에서 증상의 정도를 수치로 정량화하는 것은 환자의 진단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새로운 치료법에 의한 효과를 판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코점막 유발시험에서 코막힘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비강통기도 검사와 음향비강검사는 그러한 의미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우선 기기가 고가이고, 아직 검사의 방법이나 판정기준이 충분히 표준화되어 있지 않으며 코막힘 증상과의 연관성이 미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의 검사방법들을 더 표준화하고 또 환자의 증상을 잘 반영하는 비강계측기를 개발하는 것이 향후 필요한 과제이다.

 

[출처 : DiaTreat Vol2.,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