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유 영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You-Young Kim, M.D. & Ph.D. Professor & Chairman Dept. of Internal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천식 유병률의 세계적 증가 기관지 천식은 그 유병률이 최근 20~3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2~3배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1998년에 발표된 ISAAC(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ies in Childhood) 연구결과에 의하면 13~14세 소아에서의 천식의 유병률은 전세계적으로 13.8%이고, 오세아니아 29.9%, 미국 21.7%, 서유럽 16.7%, 북구 및 동유럽 9.2%, 아시아 태평양 8.0%이며 아시아 태평양 국가 중 한국은 7.7%(6~7세, 13.3%),일본 13.4%, 중국 4.2%, 대만 5.2%이다. 우리나라에서 1980년에 초등학생 천식의 유병률이 5.6%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결과이다. 성인에서의 유병률은 전세계적으로 6%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팀의 조사에 의하면 치료를 요하는 천식환자가 20대 2.1%, 30대 3.8%, 40대 3.7%, 50대 4.9%이며 60대 이상의 노인에서는 11.8%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위의 결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천식의 유병률은 초·중학생과 50대 이상의 성인에서 그 외의 연령군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억 내지 1억 5천만명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천식으로 인한 의료비는 결핵과 에이즈를 합친 의료비보다 더 많이 들고 있다. 천식의 유병률은 지역과 나라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인종적인 차이 이외에도 선진화, 공업화, 시민화, 문명화가 진행된 나라에서 그렇지 못한 지역보다 그 유병률이 높고 또 같은 나라에서도 도시가 농촌보다 그 유병률이 높다. 특히 최근에 들어 전 세계적으로 천식의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전적 소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에 연유하고 있다. 즉, 첫째, 과거에 비해 유년시절의 위생상태가 개선됨으로써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잘 일어나게끔 면역반응이 변화한다는 것이고 둘째, 주거환경의 개선으로 인하여 실내 집먼지 진드기의 번식이 증가하고 농약 살포로 인하여 귤, 사과, 배나무를 비롯한 식물 잎에 기생하는 잎 응애의 번식이 증가함으로써 원인 항원에의 노출이 증가하고 셋째,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대기오염 및 담배연기와 주방 연소가스 등의 실내오염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천식에 대한 의사와 일반인의 인식이 높아져서 천식의 진단률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도 천식의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 AIRIAP 연구의 목적 AIRIAP(Asthma Insight & Reality In Asia Pacific-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천식에 대한 이해도 및 실태조사) 연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천식에 대한 환자의 지식, 태도, 행동양식의 실제 상황을 조사한 연구이다. AIRIAP 연구는 한국과 중국,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그리고 베트남의 8개국에서 2000년 9월부터 12월 사이에 성인 천식환자 혹은 소아 천식환자의 부모 108,360명 중에서 선별된 3,207명을 표본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AIRIAP-한국조사에서는 서울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천식환자 401명을 표본으로 하였다. 이번 연구의 주요 목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천식환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천식 증상, 실제로 사용하는 치료약제들, 천식환자들의 천식에 대한 지식 등을 보다 더 잘 이해하는데 있었다. AIRIAP 연구결과 이번 연구결과를 통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실제 천식관리는 GINA(Global Initiative for Asthma-세계 기관지천식 선도기구)에 의해 제시된 천식 치료 목표(표. 1)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번째로 GINA 목표는 천식의 증상을 최소화하거나 없앤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8개국의 천식환자 중 51%(한국 52%)는 적어도 지난 4주 동안 낮에 증상을 경험하였고, 44%(한국 42%)가 야간 천식 증상으로 인해 잠을 깬 적이 있었다(Fig.1). 두번째로 GINA 목표는 천식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 및 입원 사례가 없는 것인 반면 지난 12개월 동안 42%(한국 36%)의 환자가 천식으로 인해 입원 또는 응급실 내원 등의 응급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세번째로 천식 치료목표는 응급 증상완화제의 필요를 최소화하는데 있지만 실제로는 56%(한국 24%)의 천식환자가 응급 증상 완화제를 사용하고 있었고, 예방치료제인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중증 천식환자에서도 18%의 환자만이 사용하고 있었고, 전체 환자 중에서는 13.6%(한국 1.2%)만이 사용하고 있었다(Fig 2). 우리나라 천식환자 관리실태 우리나라 천식환자의 과반수(52%)는 지난 4주 동안 기침, 천명, 호흡곤란 혹은 흉부압박감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고, 42%의 천식환자는 상기 천식증상으로 야간에 잠을 깬 것으로 나타났다. 조절되지 않은 천식의 특징 중 하나는 야간에 호흡문제로 잠에서 깨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천식환자들의 42%가 지난 4주 동안 야간에 기침, 천명, 호흡곤란 혹은 흉부압박감 때문에 자다가 깬 적이 있다는 것은 상당수의 환자에서 천식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한국 천식환자의 1/3(36%)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입원, 응급실 내원, 혹은 다른 응급처치 등의 급성 천식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와같이 천식증상이 잘 조절되기보다는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위협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천식환자들은 지난 4주 동안 자신의 질환이 완벽하게(36%) 혹은 잘(14%) 조절된다고 하였고, 1/3 이상(38%)의 천식환자는 약간 조절된다고 대답하였다. 단지 13%의 환자만이 천식이 잘 조절되지 않았다고 하였다(Fig 3). 한국 천식환자들을 국제적인 기준에 의거하여 그 중증도를 분류하여 본다면 전체 천식환자의 10%가 중증 지속성 천식환자로 분류되었다. 19%는 중증도 지속성 천식환자로, 나머지 21%는 경증 지속성 천식으로 분류되며, 50%의 환자는 경증 간헐성 천식으로 분류되었다. 이상에서 실제로 환자가 생각하고 있는 천식 조절수준과 그들이 말했던 증상의 중증도가 서로 맞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4주 동안 중증 지속성 천식으로 분류된 증상을 갖고 있던 환자들 중에, 21%의 환자가 완벽하게(2%) 혹은 잘(19%) 조절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천식환자들은 그들의 천식증상이 실제보다 잘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과대평가 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천식치료의 목표중의 하나는 폐기능개선이나 한국의 천식환자 중 2/3(65%)는 담당의사로부터 폐기능검사를 지난 1년동안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천식관리 실태는 세계적 기준인 GINA 치료목표에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천식환자 약물치료 현황 이번 연구로 우리나라 천식 환자들은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이번 조사연구에서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는 천식환자의 1/4(24%)에서 사용하고 있었으며 아주 극소수의 환자(2%)만이 흡입용 스테로이드(1%)를 포함한 예방치료제를 사용한다고 응답하였다(Fig. 4). 천식환자의 1%만이 흡입용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수치는 조사 대상국 8개국(평균 13.6%) 중 최저의 사용률이었다. GINA 천식치료 지침(Fig.5)에서 가장 효과적인 만성 천식 조절 약물은 스테로이드 같은 염증을 경감시킬 수 있는 약물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천식환자들의 약물치료는 GINA 치료지침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결론질 수 있었다. 천식치료 및 관리의 개선 방향 이번의 조사연구에서 우리나라 천식환자 관리는 세계적 기준인 GINA 치료목표에 크게 미흡하고 약물치료도 GINA 치료지침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나라 천식 환자들은 자신의 천식증상을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천식조절 상태를 실제보다 훨씬 잘 조절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첫째, 기관지 천식이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기도의 알레르기성 염증 질환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예방치료제를 천식발생 초기부터 규칙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기도의 염증반응을 소멸시키고 기도의 변형을 차단하여야 한다. 둘째, 천식환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여 환자들이 천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천식치료 목표에 도달하는데 의사와 같이 노력하는 치료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기관지 천식에서 기도염증 예방치료제의 역할 천식은 기도의 만성 알레르기성 염증질환으로 정의된다. 즉 기관지 천식은 기도에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이 진행하는 질환으로서, 만성 염증반응이 지속되면 급성 기도염증 반응이 반복적으로 추가로 일어나는 질환이다. 급성 기도염증 반응 시에는 기도수축, 혈장액 삼출, 점막부종, 혈관확장, 점액분비 등이 발생하여 급성 천식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천식에서 볼 수 있는 기도의 만성 염증조직 소견은 상피세포 직하부의 섬유화, 기관지 평활근 비후, 점액선 증식, 새로운 혈관형성 등이며 이러한 기도의 만성 염증반응이 치료되지 않고 지속하게 되면 기도의 변형이 일어나서 나중에는 아무리 치료를 잘 하여도 마치 만성 폐쇄성 폐질환처럼 기도의 폐쇄가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Fig. 6). 기관지 천식의 치료에는 환경관리 및 회피요법과 더불어 약물요법이 필수적이다. 천식에 사용되는 약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기도폐쇄의 증상을 즉시 완화시킬 수 있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와 기도의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천식발작을 예방하는 예방치료제(질병조절제)로 구분한다. 속효성 기관지확장제에는 주로 기도 평활근에 작용하여 좁아진 기도를 단시간 내에 확장시키는 속효성 베타2항진제, 항콜린제, 속효성 테오필린, 경구 및 주사용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가 있고 예방치료제에는 흡입용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 경구용 스테로이드제(격일요법), 크로몰린과 네도크로밀, 서방형 테오필린, 지속성 베타2항진제가 있다. 최근에는 지속성 베타2항진제와 스테로이드를 같이 병합한 흡입제가 나와 있어 편리하다. 기관지천식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기관지천식 환자에서 흡입용 스테로이드 같은 항염증제의 규칙적 투여가 필요하며, 간헐적인 악화시에만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사, 환자 모두 인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