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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정신과] 우울증 약물치료의 최신지견

김 영 훈

인제대 의대 부산백병원 신경과학연구소 소장

Young-Hoon Kim, M.D.

Dept. of Psychiatry, Pusan Paik Hospital,

Director, Institute of Neuroscience,

Inje University of College of Medicine

 

우울증

 

우울증은 인간의 모든 질병 중 자살율이 가장 높은 질환이며, 한 사람이 평생 살아가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10∼15%로 어느 정신질환보다도 이환율이 높다. 우울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우울증의 핵심증상은 우울한 감정이다. 환경적 자극에 반응하는 우울한 감정도 있고, 때론 주위자극에 전혀 반응이 없는 무감동증도 있다. 우울증은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며, 때론 특별한 스트레스 없이 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우울한 감정이 대개 2주 이상 상당기간 지속될 때 이를 주요우울증이라 한다.

 

우울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증상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심리적 증상으로는 자신이 쓸모 없다는 생각, 죄책감, 도움이나 구제 받을 수 없다는 절망감 등이 있고, 내인성 생물학적 증상으로는 불면, 식욕부진, 성욕감퇴 등이 있다. 무감동증과 이런 생물학적 증상들이 있는 우울증을 특히 ‘멜랑꼬리아(melancholia)’라고 한다. 반면 지나치게 자고 먹고 환경자극에 민감한 우울증을 비정형 우울증(atypical depression)이라고 한다. 우울증은 임상상태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경한 우울증, 중증 우울증, 심한 우울증으로 분류한다. 심한 우울증은 아니나 2년 이상 경미한 우울증이 지속되면 감정부전장애(dysthymic disorder)라 하고, 망상 혹은 환청 등이 동반되는 심한 우울증은 정신병적 우울증이라고도 한다. 조울병에서와 같이 감정이 극도로 고양되는 조증과 극도로 저하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사람의 우울증은 양극성 우울증, 우울증만 반복해서 나타나는 사람의 우울증은 단극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적 특징, 심한 정도 및 분류에 따라 약물선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밀한 평가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약물치료의 기본이 된다. 예를 들면 비정형 우울증에는 삼환계 항우울제보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혹은 단가아민 산화억제제가 좋고, 경한 우울증의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로는 약물치료 보다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나 대인관계 정신치료(interpersonal psychotherapy)가 좋다.

 

 

우울증에 대한 최신 소견 

 

1. 우울증과 hypothalamic-pituitary-adrenal(HPA) axis 이상

우울증에는 유전적 혹은 생물학적 소인이 내재하며 이는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된다. 스트레스는 시상하부의 실방핵(paraventricular nucleus : PVN)에서 corticotropin releasing factor(CRF) mRNA 발현을 증가시키며, 편도체에서는 glucocorticoid 수용체 발현을 증가시킨다. 우울증 환자들의 상당수에서 이와 같은 HPA axis의 이상이 발견되며, 이 소견은 항우울제의 장기처치에 의해 감소된다.

 

2. 우울증과 해마

최근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대한 연구들이 해마(hippocampus)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스트레스 후에 해마가 위축되거나 해마 CA3 부위의 pyramidal neuron이 감소하는 등 형태학적 변화가 초래된다. 뇌 영상연구에서도 우울증 혹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환자들에게서 해마의 용적이 감소되어 있음이 관찰되었다. 해마의 위축과 신경세포의 소실은 우울증 혹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정신병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3. 항우울작용과 해마 CA3 부위에서의 BDNF 발현

항우울제들이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해마 신경세포의 형태학적 변화 혹은 신경세포의 소실을 역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이들이 해마에서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BDNF)의 발현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폭되었다. BDNF는 주로 뇌의 발달기에 신경세포의 분화나 생존에 관여한다. 실제 항우울제 장기처치는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된 신경세포돌기들의 위축을 회복시켰다.

 

4. 해마 치상회에서의 neurogenesis와 항우울작용

성체(adult)에서도 새로 증식하는 신경세포들이 있다. 이는 Altman과 Das에 의해 백서 해마의 치상회(dentate gyrus)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치상회의 과립세포층과 hilus의 경계부위에서 신생세포들이 관찰된다. 이들 신생세포들은 과립세포층으로 함입되면서 성장하여 수상돌기와 축삭돌기를 내고 다른 신경세포들과의 연접을 형성한다. 좋은 자연환경, 학습과 운동은 이 신생세포의 발현에 긍정적 인자로 작용하며, 인지적, 활동적, 사회적 박탈은 부정적 인자로 작용한다. 이 현상은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다. 상당수의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혈중 cortisol 농도가 높고, 이는 dexamethason에 의해 억제되지 않는다. Cortisol은 바로 이 adult neurogenesis 현상을 억제한다.

 

Neurogenesis 현상은 학습과도 관련이 있어, 해마가 관여하는 학습을 통해 촉진된다.

항우울제 장기처치 시에 신생세포 수가 20∼40% 정도 증식되고, 전기경련치료 후에는 50%까지 증식된다. 해마의 neurogenesis를 조절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들이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항우울제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cAMP 신경전달계와 이를 통한 BDNF의 증가가 neurogenesis 현상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양세포에서 cAMP 신경전달계를 활성화시키거나 BDNF를 배양액에 넣으면 신경세포의 분화가 촉진되고 progenitor cell에서 신경돌기의 확장이 일어남이 관찰되었다. 이외에 5-HT1A 수용체를 직접 활성화시키거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인 fluoxetine을 장기처치 해도 neurogenesis 현상이 촉진됨이 알려져 있다. 최근 주요우울증 환자의 부검상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신경세포와 교접세포의 밀도가 저하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 앞으로 과연 인체에서도 항우울제들이 neurogenesis를 촉진시키고, 이 현상이 항우울작용에 관여하는지에 대한 정밀한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

 

최근 필자가 소속한 인제대학교 신경과학연구소에서는 천연물에서 항우울작용을 갖는 물질을 검색하기 위하여 시상하부 PVN에서의 CRF mRNA 발현, 해마 CA3 부위에서의 BDNF mRNA 발현, 해마 치상회에서의 neurogenesis 현상 등을 조사하기 위한 실험조건을 갖추었다(Fig. 1).

 

 

항우울작용의 분자생물학적 가설

 

스트레스는 우울증을 유발하고, 스트레스 후에 혹은 우울증에서 해마의 CA3 부위에서는 BDNF의 발현이 저하되고 치상회에서는 신생세포의 수가 감소한다. 항우울제는 단가아민계 신경전달을 촉진시켜 해마 CA3 부위에서 BDNF의 발현을 촉진시키고, 치상회에서는 신생세포의 수를 증가시킨다. 우울증에서 흔히 발견되는 cortisol의 증가는 해마에서 BDNF의 발현을 억제하고 neurogenesis 현상을 저해한다. 치상회에서 생성된 신생세포는 CA3 부위로 축삭돌기를 내며, BDNF는 neurogenesis 현상을 촉진시키리라 생각된다. 이들 소견들이 현재 우울증 혹은 항우울작용의 분자세포학적 가설의 근간을 이룬다(Fig. 2).

 

 

항우울제들의 일차적 작용기전

 

1. 단가아민 산화 억제제와 재흡수 차단제

1950~60년대에 임상에 처음 도입된 항우울제는 iproniazid와 같은 단가아민 산화억제제(monoamine oxidase inhibitor : MAOI)와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 TCA)들이다. TCA들은 노르에피네프린 혹은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한다. Fluoxetine과 같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 SSRI)들은 1970년대에 개발되어 1980년 후반 임상에 도입되었다.

 

이후 venlafaxine, milnancipran과 같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 SNRI), bupropion과 같은 도파민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Do-pamine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 DNRI)들이 개발되었다. 이외에도 desipramine과 같이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reboxe-tine(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 NRI)과 도파민 재흡수만을 주로 차단하는 amineptine(dopamine reuptake inhibitor : DRI) 등이 개발되어 있다.

 

2. 5-HT2 수용체 차단제

많은 삼환계 항우울제들이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효과 외에 정도의 차가 있고 미약하긴 하지만 5-HT2 수용체 차단효과도 갖는다.  반면 trazodone과 nefazodone 같은 pheny-lpiperazine계 약물들은 강력한 5-HT2 수용체 차단효과와 함께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효과도 갖고 있다. Trazodone은 5-HT2 수용체 차단제, nefazodone은 serotonin antagonism and reuptake inhibitor(SARI)로 분류되고 있다.

 

3. α2-아드레날린 자가수용체의 길항제

α2-아드레날린 수용체는 노르에피네프린 혹은 세로토닌 축삭돌기 말단에 위치하여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자가수용체 혹은 이종수용체이다. 이 수용체 길항제는 되먹이기 기전을 차단하여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를 주작용으로 하는 항우울제들이 mianserine과 그 유도체인 mirtazapine이다. 이들 약물들은 5-HT2 수용체 차단작용을 공유한다.

 

4. 기타 약물들

기타 buspirone과 같은 5-HT1A 수용체 효현제들도 항우울작용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까지 개발된 이 계열의 약물들은 오히려 임상에서 항불안제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용체 이후의 신호전달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도 현재 개발 중이다. 이중 cAMP 대사를 억제하는 rolipram이 그 첫번째 약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이 약물은 augmentation therapy로 활용되고 있다.

임상에서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항우울제들의 일차적 작용기전을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의 약물치료전략

 

우울증의 약물치료에 있어 사용되는 일차 선택약은 대개 SSRI계 약물들이다. 그러나 이들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률(treatment response rate)은 50%를 크게 상회하지 못하며, 부분 반응자(partial respondent)를 고려해도 약 1/3 이상의 환자들이 일차 치료에 실패한다. 일단 충분한 용량을 충분한 기간 정확히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저항한 경우 새로운 약물로 치료제를 바꾸거나 혹은 기존의 약물에 새로운 약물을 추가해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1. Switching 전략

SSRI 혹은 SNRI계 약물로부터 새로운 항우울제로 전환할 때 discontinuation syndrome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작용시간이 짧은 paroxetine, venlafaxine의 경우 주의를 요하며, norfluoxetine과 같은 긴 반감기를 갖는 활성대사물이 있는 fluoxetine의 경우는 큰 문제가 없다. Paroxetine과 fluoxetine 모두 CYP2D6 효소를 억제하나 fluoxetine의 경우 반감기가 긴 활성대사물로 인해 전환하고자 하는 약물의 농도에 상당기간 영향을 줄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SSRI계 약물들은 최소 40% 이상 성기능장애를 초래하며, 이때는 mirtazapine 혹은 nefazodone과 같은 5-HT2 수용체 차단작용이 있는 항우울제나 이에 antidote처럼 사용되는 bupropion이 좋다.

 

SSRI 혹은 venlafaxine, bupropion 등의 경우 깊은 수면(slow wave sleep)을 저해하고 불면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5-HT2 수용체 차단작용이 있는 항우울제로 전환하는 하는 것이 좋다. 치료제를 SSRI계 약물로부터 다른 항우울제로 전환 시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임상적 측면은  <Tabel 2>와  같다.

 

2. Combination 혹은 augmentation 전략 

치료저항성 우울증의 치료시 기존의 항우울제에 lithium carbonate, thyroid hormone 등 항우울제가 아닌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경우(augmentation therapy)와 SSRI계 약물에 bupropion과 같은 다른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경우(combination therapy)가 있다. 혹자는 항우울효과를 증대시키거나 빠른 효과를 얻기 위해 추가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를 augmentation therapy, 우울증상 외의 증상을 치료할 목적으로 다른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를 combination therapy로 구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lithium augmentation으로 그 구체적인 방법과 효과들이 잘 입증되어 있다. Thyroid hormo-ne(T3, T4)은 급성기 치료에 항우울제와 함께 병용할 수 있으나,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우려해 장기간 사용하지는 않는다. 최근 미국에서는 SSRI계 약물을 bupropion으로 augmentation 하는 방법이 자주 활용된다.

 

SSRI계 약물을 삼환계 항우울제로 augmentation 하는 방법도 흔히 사용되어 왔으나 이때는 약물상호작용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치료초기에 빠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pindolol(β-adrenoceptor antagonist 및 5-HT1A antagonist), methylphenidate, benzodiazepine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약물들은 치료 수주 후에는 병용한 이득이 없게 된다. 이 외에 항불안제로 사용되는 5-HT1A agonist인 buspirone도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게 흔히 사용되고 있으며 그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끝으로 최근 정신병적 우울증이 아닌 치료저항성 주요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fluoxetine을 olanzapine으로 augmentation하여 치료 효과를 높인 한 연구가 보고되었다. 즉 난치성 우울증의 치료에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들이 augmentation therapy의 하나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들 현재 우울증의 치료에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augmentation 방법들을 열거하면 <Table 3>과 같다.

 

 

  

 

1. 항우울제 개발

현재 개발 중에 있거나 향후 개발될 항우울제들은 1) 신경시냅스에서의 신호전달 혹은 수용체 후 신호전달을 조절하거나 이에 영향을 주는 약물들 2) CRF 합성을 억제하거나 glucocorticoid receptor에 길항하는 약물들 3) BDNF와 같은 NGF(nerve growth factor)계에 속하는 물질들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향후 우울증에 대한 분자세포학적 병리가 점차 밝혀지면 현재보다 더 다양한 약물들이 항우울제로 활용될 것이다.    

 

2. 21세기, 유전자 분석을 통한 항우울제 선택

합리적인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1) 환자의 우울증상의 특성 2) 약물의 목표증상 및 부작용 특성 3) 개인의 유전정보 등을 알아야 한다. 최근 세로토닌 운송체 및 수용체의 유전적 다형성에 따른 약물치료반응들이 연구되고 있다. 세로토닌 운송체에는 promotor 부위 및 intron 2에 다형성이 알려져 있으며, 5-HT1A, 5-HT2A, 5-HT2C 등의 세로토닌 수용체에도 여러 종류의 유전적 다형성이 존재함이 알려져 있다. 김도관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 다형성은 기능적이며, 종족간 차이가 크다. 환자 개개인의 유전형에 따른 항우울제 선택에 대한 연구가 비록 현재는 초기단계에 있지만 향후에는 우울증의 약물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DiaTreat Vol.2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