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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정신과] 범불안장애의 약물치료의 최신지견

 

 

김 찬 형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Chan-Hyung Kim, M.D.&Ph.D.

Dept. of Psychiatry,

Yongdong Severance Hospital,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범불안장애는 1980년에 발간된 DSM-III에 처음으로 등재되었으며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적 불안과 걱정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장애이다. 범불안장애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공포성 예기, 반복적인 걱정, 짜증, 집중력 곤란, 안절부절 등의 심리적 증상과 근육긴장과 자율신경계 과각성에 의한 신체적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Table 1). 범불안장애에서 나타나는 병적 걱정은 일상생활에서 어느정도 나타날 수 있는 걱정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범불안장애의 임상적 특징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발 연령은 불분명하지만 대개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호발하며 청소년기에는 발생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여자에서는 35세이후, 남자에서는 40세이후에 발병율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따라서 범불안장애는 특히 중년기에 호발하는 ‘중년기 증후군’의 일종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범불안장애 환자의 특징적인 질병경과는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것이며 약 1/3 이하에서는 자연회복되기도 한다.

 

범불안장애 환자들은 불안을 주소로 병원을 찾기 보다는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범불안장애 환자가 병원을 찾는 이유를 보면 신체질환을 호소(47.8%), 동통 호소 (34.7%), 우울증(15.5%), 및 수면장애 (32.5%) 등을 주소로 병원을 찾게 된다. 병원을 찾더라도 적절한 정신과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수의 환자들이 정신과 이외의 과에서 진료를 받고 단지 1/3 정도만이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

 

그 이유로는 첫째, 다른 동반질환으로 인해 범불안장애 진단이 가려질 수 있으며, 둘째, 서서히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의 불안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며, 셋째, 대부분 이차 동반질환이 발병할 때 까지 범불안장애를 인식하지 못하며, 넷째, 내과, 가정의 등 1차 진료를 담당한 의사들이 이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지식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실제 상당수 의사들은 불안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불안증상과 불안과 연관된 신체증상의 빠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장기투여시 만성불안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의존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범불안장애의 약물치료

 

범불안장애 약물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만성적 염려, 근긴장, 자율신경계 과활성 및 불면과 같은 핵심증상의 경감에 있다. 범불안장애 환자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다수의 환자에서 6개월이상의 장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즉, 범불안장애 환자의 약물치료에 있어 장기유지치료가 필수적이다.

 

장기약물치료를 위해 투여하는 약물은 내약성이 우수하고, 남용, 의존성 및 약물중단과 관련된 금단증상 등이 적은 약물이어야 한다. 또한 범불안장애의 경우 단독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우울증 등 다른 정신장애가 병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른 병존장애에도 효과적이어야 하고 환자의 삶의질을 향상시키고 disability를 줄이는 약물이어야 한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범불안장애와 공통되는 증상이 많고 (Fig. 1), 우울증과 범불안장애가 동반된 경우는 증상정도가 심하고, 만성적 경과를 밟으며, 치료반응이 불량하고, 자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현재 범불안장애에 사용될 수 있는 약물로는 벤조다이아제핀계약물(BZPs), 세로토닌 5-HT1A 수용체 부분효현제, 항우울제 및 hydroxyzine이 있다. 개별 약물의 장단점을 안다면 범불안장애 약물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이 계열약물은 오래전부터 급성불안장애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으나, 만성불안장애인 범불안장애의 치료에는 항우울제에 비해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

 

BZPs 단기투여시 가장 큰 문제는 졸리움과 내성이다. 장기투여시에는 신체적 의존성과 약물중단시 생길수 있는 금단증상이다. BZPs를 장기간 사용하다 중단한 경우에는 이외에도 보행장애, 졸리움, 기억력장애등이 문제가 된다. 범불안장애는 흔히 우울증과 동반되기 때문에 BZPs가 항우울작용이 없고 오히려 장기투여에 따른 2차적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 된다.  따라서 BZPs를 범불안장애의 장기치료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그러나 BZPs는 효과가 빠르고 투여하기 쉽고,  특히 범불안장애의 신체증상에 효과가 좋기 때문에 제한된 기간, 제한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세로토닌 1A 수용체 부분효현제

이 계열 약물인 azapirone계의 buspirone은 1986년 미국에서 허가 받았으며 현재 국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범불안장애에서의 치료효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임상연구에서 buspirone은 불안장애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의 임상연구결과 불안장애에 대한 치료효과면에서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buspirone의 경우 BZPs를 복용한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효과발현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일일 3회이상 분복해야 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Buspirone도 항우울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점을 우울증이 동반된 범불안장애 환자의 치료시 고려해야 된다.

 

3. 삼환계 항우울제

삼환계 항우울제의 경우 범불안장애에 대한 치료효과가 BZPs와 동등하며 장기치료시에는 더 치료효과가 우수하고, 특히 범불안장애의 정신적증상 경감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삼환계 항우울제는 항콜린부작용과 심장독성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되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차약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

항우울제로 개발된 SSRIs는 강박장애, 공황장애, 사회공포증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최근에는 범불안장애에도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fluoxetine, sertraline, paroxetine, fluvoxamine, 및 citalopram이 치료효과면에서는 비슷한 것으로 생각되나 이중 특히 paroxetine의 경우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범불안장애에 치료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어 있으며 미국 FDA및 국내에서 범불안장애에 사용이 허가 되었다. 치료용량면에서는 범불안장애와 공황장애가 동반된 경우는 10~20mg의 저용량이 치료효과 및 부작용면에서 적절한 용량일 것으로 생각되며, 범불안장애와 주요우울증이 동반된 경우는 20~40mg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임상의들은 일부 범불안장애 환자에서 SSRI계 약물을 처음 사용하는 경우 세로토닌성 부작용에 민감할 수 있음을 특히 염두에 두고 급한 경우가 아니면 소량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

 

Paroxetine을 포함한 SSRIs계 약물은 그동안 많은 임상경험을 통해 치료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임상의사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범불안장애가 우울증을 포함하여 다른 불안장애가 흔히 동반된다는 점을 고려할때 SSRIs계 약물이 우울증을 포함하여 많은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된다. 물론 SSRIs계 약물 사이에도 효과 및 부작용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체질환이 동반된 범불안장애 환자의 경우 여러가지 약물을 병용하기 때문에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5.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

세로토닌 및 노프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차단하는 약물인 venlafaxine 서방형제제도 범불안장애 환자에 효과가 있음이 많은 임상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 SSRI 약물인 paroxetine과 함께 범불안장애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두 약물의 장단점을 개개 환자를 대상으로 면밀히 검토하여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요 약

 

범불안장애의 약물치료로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azapirone계의 buspirone, 그리고 항우울제로 소개된 약물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의 경우 불안을 경감시키는 단기 효과는 충분하지만 장기 효과에 대해서는 최근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또한 약물의존성이 높은점도 장기 사용의 문제점이다. Buspirone의 경우 항우울효과가 없는 점, 항불안효과가 나타나기 까지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점, 기존에 벤조디아제핀을 사용한 환자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점 등이 문제점이다. 항우울제 중 가장 오래된 삼환계 항우울제는 이제는 부작용 때문에 1차 약물로 권장되지 않고 있다.

 

SSRI계 약물도 우울증은 물론 강박장애, 공황장애, 사회공포증 등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paroxetine은 범불안장애에 단기효과가 있음이 통제된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최근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동시에 차단하는 venlafaxine이 항우울효과는 물론 범불안장애에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현재까지의 임상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범불안장애 환자에서 1차선택약물로 2세대 항우울제 특히 paroxetine과 venlafaxine이 권장된다. 이와 같이 최근에 항우울제로 개발된 약물이 범불안장애의 치료에 편리하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나 인지행동치료등의 심리적 치료를 병행했을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심리적 치료는 약물치료로 해결될 수 없는 증상에 대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출처 : DiaTreat Vol.3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