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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산부인과] 폐경 후 호르몬요법의 대체로서 식물성에스트로겐에 대한 고찰

박형무 교수

중앙의대 산부인과학교실 폐경클리닉

 

 

1. 호르몬요법의 현황

 

에스트로겐은 오랫동안 여성 건강의 증진을 위한 최선의 제제로 인정되어 왔고, 이에 따라 임상적 사용 또한 급격한 증가를 보여 왔다.

 

그러나 호르몬요법의 최장/최대 연구인 WHI study에 의하면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복합요법을 5.2년간 사용시 대퇴골절과 직장대장암의 위험성은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나 심질환, 유방암, 뇌졸중, 정맥혈전색전증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평균 6.8년간 추적시 연구의 일차적 목표인 심질환의 유익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뇌졸중의 위험성은 증가함으로 이 연구 또한 조기 종결되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연구결과로 인해 미국의 경우 호르몬제 처방은 약 30%이상 감소하여 1995년과 비슷한 정도의 사용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에서 역시 약 28%의 처방 감소를 보여 미국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호르몬제의 경우 보다 더 저용량으로 단기간 사용할 것이 권장되고 있다. 호르몬 요법의 적응증도 혈관운동성 증상, 질위축 그리고 폐경후 골다공증 예방으로만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호르몬요법의 유익성은 유지하면서, 위험성은 억제하는 이상적인 치료법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은 현재 폐경 여성의 치료를 위한 최대의 의학적 화두이다.

 

 

2. 승마(升麻 Sheng Ma, black cohosh)

 

승마(black cohosh)는 식물 학명으로 Cimicifuga racemosa로서 북미가 그 원산지이다. 미나리아제비(buttercup)과의 하나이며, 다년생 삼림지 식물(woodlands plants)이다.

승마추출물의 활성 성분으로 적어도 3가지 종류의 물질이 제시되고 있다. 

    

         

승마의 활성 성분

 

1. triterpene glycosides : 27-dioxyactein등

2. organic acids & esters : fukinolic acid

3. flavonoids : fomononetin / biochanin A

4. 그 외의 성분들: 탄닌 등

 

 

 

승마제제는 1940년대 독일에서 처음으로 표준화된 추출물을 통해 의약품으로 개발된 이후 여러 임상연구에서 부작용이 비교적 경미하고 타 약제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이미 서구에서는 50년 이상 폐경과 연관된 증상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역시 승마추출물과 독일에서 가장 대증적인 항우울제인 St. John’s wort (Hypericum perforatum)의 복합제가 폐경 여성에서 일차적으로 혹은 호르몬요법의 대체제로서 그 사용이 증가되고 있다.

 

 

3. 승마추출물(black cohosh)의 임상적 적용

 

1) 열성홍조와 폐경증상에 대한 효과

(1) 위약-대조 연구

젊은 폐경전 유방암 생존자에서 타목시펜의 사용에 의해 야기된 열성홍조에 대해 승마추출물은 그 빈도와 심한 정도를 만족스럽게 감소시켰다.(Hernandes 2003) 열성홍조를 가진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Jacobson 등 2001)에서 승마추출물은 열성홍조에는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과도한 발한에 대해서는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었다.

 

Stoll(1987)등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에서 승마추출물과 에스트로겐 두 치료군의 Kupperman 지표와 Hamilton 불안 척도 점수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최근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연구(Wuttke 2003)에서 40-60세의 폐경여성 62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표준화된 승마추출물(1일 40mg)과 접합 에스트로겐(1일 0.6mg)을 투여한 결과, menopause rating scale(MRS)에 의해 측정된 폐경 증상에 있어 승마추출물이 위약보다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에스트로겐과는 동등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승마추출물은 폐경 증상뿐 아니라 골대사에 대해서도 접합 에스트로겐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자궁내막 비후도가 현저하게 증가된 에스트로겐 투여군과 달리 승마추출물 투여군은 자궁내막 두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등증 폐경 증상을 가진 5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2주간 행하여진 국내의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박형무등 2005)에서는 갱년기 치료에 대한 승마추출물과 St. John’s wort 복합제(동국제약, Feramin-Q)의 효과를 평가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승마 복합제제가 Kupperman 지표에 의해 평가된 갱년기 증상의 완화에는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열성홍조와 우울감을 호전시키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중등증/중증의 열성홍조에는 유의한 효과가 관찰되었다.  

 

(2) 치료-대조 연구

자궁 적출을 받고 적어도 하나의 난소를 가진 60명의 폐경 증상 여성에서 승마추출물을 1일 4mg씩 2회 투여하거나, 3가지의 estrogen regimen 즉 1일 estriol(Ovestin) 1mg, CEE 1.25mg, 순차적 요법(sequential Tx, Trisequns, E2 2mg NETA 1mg)을 6개월간 투여하고 Kupperman 폐경 증상 지표 측정시 모든 군에서 폐경 증상 치료에 효과를 보였으며, 승마추출물 투여군의 효과는 에스트로겐 투여군과 유사하였다. (Lehmann-Willenbrock & Riedel 1988)

 

폐경 증상을 가진 6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의 공개된 무작위 연구에서 승마추출물 용액(1일 40방울씩 2회 투여)과 CEE(1일 0.625mg) 혹은 diazepam(1일 2mg)을 비교한 결과, 모든 투여군에서 Kupperman 지표, 자가측정 우울척도, Hamilton 불안 척도의 향상을 보였다.(Warnecke 1985)

 

2) 골대사에 대한 효과

(1) 동물에서의 연구

쥐에서 승마추출물은 골흡수지표를 raloxifene과 비슷한 정도로 감소시켰다. pQCT를 이용하여 요추 골밀도를 측정시 승마추출물은 대조군에 비해 총골밀도, 피질골과 소주골 골밀도의 증가를 보였으며, 대퇴부 골밀도를 측정시 유의하게 적은 골밀도의 소실을 보였다.(Nisselein 2003)

 

(2) 인간에서의 연구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연구(Wuttke 2003)에서 골대사에 대한 승마추출물과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승마추출물은 골흡수표지자인 CrossLaps을 감소시켰던 반면 위약군에서는 증가를 보였으며, 에스트로겐군에서는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골형성지표인 골특이-alkaline phosphatase의 경우 위약군과 에스트로겐군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던 반면 승마추출물 투여군은 유의하게 증가하여, 승마추출물이 골흡수에 관여하는 파골세포의 활성을 감소시키는 반면 골형성에 관계하는 조골세포의 활성은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3) 안전성

(1) 폐경 증상 치료에 대한 안전성

6개월간 사용한 연구에 대한 문헌고찰시 승마추출물은 좋은 안전성을 보였다.(Dog등 2003, Huntley & Ernst 2003)

 

승마추출물을 사용한 2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보고에서 낮은 부작용 발현율을 나타냈으며, 보고된 부작용 중 97%는 경미한 부작용으로 사용의 중단을 초래하지 않았다.(Dog등 2003) 승마추출물의 부작용으로는 단지 소화기 증상이 있으며, 과량을 복용한 경우 오심, 어지러움, 서맥 등도 나타날 수 있다.

 

(2) 자궁내막이나 유방조직에 대한 안전성

50명의 폐경 여성에서 승마추출물을 12주간 투여시 자궁내막 두께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Georgiev & Tordanova 1997)

 

5명의 유방암 환자를 포함하는 50명의 여성에 대한 연구에서 승마추출물(1일 20m)을 24주 동안 투여하고 유방조영술을 시행한 결과, 유방조직에 특이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Maamari & Schreiber 2001)

 

또한 85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Jacobson 등 2001)에서 승마추출물은 유방 조직의 암성 재성장을 유도하지 않았다.

 

 

4. 결론

 

그 동안 시행됐던 고식적인 호르몬 치료법이 WHI 결과 후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ideal SERM을 찾으려는 많은 연구가 시도되고 있으며,  폐경 증상, 요로생식기계, 골격계, 자궁내막 및 유방조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약제의 개발이 시급히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임상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승마제제는 SERM활성을 가진 물질을 함유함으로서 천연 식물성SERM(phyto-SERM)으로 불려질 수 있으며, 뇌/시상하부, 골과 질에 유익한 효과를 보이는 반면, 자궁내막이나 유방조직에 대해서는 자극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많은 임상시험이 뒷받침 된다면 폐경 증상의 완화를 위해 식물성에스트로겐인 승마제제가 기존 호르몬 치료의 한 좋은 대체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