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와 집행부의 만남은 비대위의 개념에 대한 시각차를 확인한 자리였다.
대한의사협회 지난 17일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대의원회 의장단 및 비대위 위원장단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지난 11월22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집행부에게 투쟁성이 강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재구성 할 것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집행부는 대의원회와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해보아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집행부의 요청으로 17일 만남이 이루어 졌다.
만남 이후 대의원회는 비대위에 대한 집행부의 개념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대의원회 관계자는 “비대위는 이슈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평소 준비해야 이를 보는 보건복지부도 긴장할 것이고 의협 회무에 힘이 실릴 것이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그런데 비대위 부위원장 하시는 분은 이슈가 있을 것에 대비해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문제는 준비하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현 비대위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는 “대의원회 부의장들이 얘기를 했다. 문제는 지금처럼 운영되는 상설 비대위는 의미가 없겠다. 상설 비대위는 내년 정총 때 없앴으면 하고, 비대위가 안을 올리기로 했다. 안을 보고 대의원들이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의원회의 비대위에 대한 생각은 투쟁력 가지려면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운영위에서 한 이야기의 뜻은 위원장을 바꾸라는 뜻이었다. 의협 회장이 하다보니까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 비대위원장을 바꾸자는 취지였다. 지금 바로 파업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항상 정부와 이야기하려면 협상 카드가 여러 개가 있어야하는데 협상을 하려면 우리에게 힘이 있어야한다. 투쟁력이 있어야 협상이 유리해진다. 투쟁력이 없는데 협상이 되겠느냐? 기재부나 청와대를 움직이려고 해도 의사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움직이지 않겠느냐? 협상력 배가를 위해서도 투쟁력을 키워야한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집행부는 간담회는 소통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집행부 관계자는 “소통하는 자리였다. 운영위에서 비대위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고,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했다. 홍보도 더 열심히 하고, 언제든 비상시국이 오면 그거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을 좀 더 하겠다. 이런 기회를 좀 더 자주 만들자는 이야기도 했다. 서로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바꾸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비상시국에 맞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내부에서 비대위에서는 그런 사태가 나오면 비상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현재 잘해 오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 지금까지도 잘 해오지 않았느냐? 비대위원장을 회장이 겸임하고 있으니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은가? 장점도 있지 않겠는가? 운영위원회에서 걱정하고 권고한 사항에 대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반상회 움직이는 것은 집행부 역량, 앱개발은 시일 걸리는 것이라 난감
양측은 비대위의 실질적 준비를 위한 반상회 앱개발 등에 있어서도 시각차를 보였다.
비대위는 준비를 위한 반상회를 하려고 해도 잘 안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반장이 누구냐에 따라서 되고 안 되냐의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의원회는 ‘그건 대표자나 비대위가 계속 노력해야할 문제지 그게 안 되서 문제가 아니다’라는 시각이었다.
이에 비대위는 대안으로 ‘앱을 개발해서 반상회를 보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의원회는 ‘앱 개발은 시일이 걸린다. 아이디어를 해나가는 모습이 좋지만 그런 모습들이 밖에서 보기엔 아무 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시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