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및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자살 생각을 느낄 위험이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행태와 정신건강 증진을 동시에 고려하는 중재 방안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지희 전문연구원은 최근 공개된 ‘청소년의 정신건강 현황과 건강행태와의 관련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흡연하는 청소년은 불안감이 높고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주 경험이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감과 자살 생각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를 활용, 청소년의 최근 흡연·음주 여부에 따라 실제 정신건강 수준이 차이 나는지, 불건강한 행태와 정신건강 수준 간 상관성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먼저 정신건강과 흡연의 상관관계를 보면 최근 30일간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 등 모든 정신건강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최근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43.1%는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7.0%는 우울감, 18.9%는 자살 생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성별, 학년, 가구 소득, 거주 형태를 통제해 살펴봐도 최근 30일간 한 번이라도 흡연한 적이 있는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인지할 위험은 흡연하지 않은 청소년의 1.3배, 우울감과 자살 생각 위험은 각각 1.5배 더 높았다.
아울러 최근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42.8%는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4.4%는 우울감, 17.3%는 자살 생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결과에서도 최근 30일간 음주를 경험한 적이 있는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인지할 확률은 음주 경험이 없는 청소년의 1.2배였으며, 우울감과 자살 생각 위험은 각각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지희 연구원은 “청소년 정신건강 정책 주체 간 역할 분담, 연계 체계 구축을 통해 기존 정책의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분절적으로 대응하던 정신건강 문제에 총괄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더욱 확산돼야 한다”며 “청소년의 불건강한 행태가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현재 정책의 주축인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증진센터, 교육부 위(WEE)센터, 여성가족부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이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사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그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흡연 또는 음주를 선택하거나 반대로 불건강한 행태에 대한 교정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정신건강 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건강행태 및 정신건강 증진을 동시에 고려하는 중재 방안 개발과 제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