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대표이사 이자트 아젬)는 대만로슈와 함께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들의 실제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가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BMC 의학 정보학 및 의사 결정(BioMed Central Medical Informatics and Decision Making)’ 3월 호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기존에는 환자 치료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인터뷰, 설문조사 등 수작업 중심의 조사 방식이 주로 사용되어 시간, 자원, 조사 범위 등 여러 제약이 따랐다. 반면,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환자들이 공유한 치료 경험과 고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를 AI 기술로 분석해 보다 종합적으로 환자 및 보호자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이에 로슈는 황반변성 환자들의 실제 치료 경험과 미충족 수요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AI 기술을 이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과 대만의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약 9,750명이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한 약 13만건의 게시글을 2023년 1월 23일부터 2023년 4월 6일까지 의미 기반 자연어 처리(Semantic based natural language processing, Semantic NLP) AI 기술을 활용해, 수집 및 분석했다.
의미 기반 자연어 처리는 단순 키워드가 아닌 문장 내 맥락과 의미를 분석하는 AI 기술로, 환자 실제 경험에 기반한 1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핵심적인 통찰을 도출할 수 있어 ‘환자 중심 데이터’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분석 대상이었던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실명을 야기하는 주요 망막질환 중 하나로,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2억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망막질환인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황반변성 환자수는 지난 5년 사이 150%가량 급증했으며, 전체 환자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약 60%를 차지하는 등 고령 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의 일반적인 안구 내 주사치료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평균 1~3개월 마다 안구 내 직접 주사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연구 결과, 한국 황반변성 환자들이 치료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치료 효과(48%)로 파악됐다. 이는 질환 개선 속도 및 정도, 효과 지속 기간, 눈에 띄는 호전 여부 등 해부학적 및 생리학적 개선까지 포함된 기준이었다. 이어 ▲비용 및 보험 급여 접근성(33%), ▲내약성(10%), ▲의료진 및 병원 권고(9%) 순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치료 병원이나 의료진을 선택하는 기준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추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관련 언급 중 70%가 다른 환자, 보호자, 의료진 등이 공유한 온라인 정보를 참고해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로는 부종 감소가 전체 언급 중 3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외 암점 감소, 시력 향상, 검은 점, 유리체 부유물 등 증상 개선이 언급됐다. 한편, 치료에 대한 우려사항으로 ▲안구 내 주사방법, ▲질환 진행 및 증상 악화, ▲실명, ▲시력 문제, ▲삶의 질 저하, ▲수술 등에 대한 두려움이 확인됐다.
치료 부담의 주요 요인으로는 ▲내약성 문제(27%), ▲경제적 부담(20%), ▲병원 선택(18%), ▲정서적 부담(14%) 등을 언급했다. 내약성 관련 구체적인 우려 사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시력 저하였다. 내약성 문제를 경험한 환자의 대다수(77%)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지속했으며, 13%는 치료제를 변경, 9%는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치료를 지속하는 주요 이유로 실명에 대한 두려움(41%)과 질환 악화에 대한 우려(37%)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또한 치료 순응도를 언급한 환자의 약 81%는 1~2회의 주사 치료 이후 치료를 중단하거나 변경한 경험이 있었으며, 치료 중단 이유로는 효과 부족(36%)과 증상 호전에 따른 자의적 판단(18%) 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치료 효과가 미흡하거나 내약성 문제 등 부정적인 경험이 있더라도, 환자들은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계속 유지하거나, 다른 항-VEGF 치료제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망막학회 박규형 회장은,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치료 환경 개선의 출발점이다. 최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환자들의 경험과 니즈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망막질환 치료 환경 개선과 미충족 수요 해결에 환자 중심 관점을 적극 반영하여 망막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로슈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는 안과질환 분야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로, 기존 주요 치료제가 타깃하는 VEGF-A와 함께 안지오포이에틴-2(Ang-2)까지 이중으로 차단해 보다 포괄적으로 질병 발병 경로를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손상,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손상 치료제로 허가 받아 총 3개의 적응증에 대해 사용되고 있으며 ,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손상에 대해 급여 적용 받고 있다.
바비스모는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애플리버셉트와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글로벌 3상 TENEYA 및 LUCERNE 임상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비열등한 시력 개선의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사후 분석 결과 대조군 대비 더 적은 투여횟수로 더 신속하게 망막부종의 원인인 망막액을 제거하고, 황반중심두께를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투여 초기 4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로딩도즈 기간동안 바비스모 투여군의 75%가 2회 투여(치료 8주차) 이후 망막액이 소실된 반면, 대조군은 3회 투여(치료 12주차) 이후에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황반중심두께의 경우, 바비스모군은 치료 2년 차에 대조군 대비 절반의 연간 투여 횟수(3회)로 유사한 수준의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바비스모 군 -148.4µm, 대조군 -144.0µ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