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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복막투석 위기…해외는 지원 확대∙국내는 수가도 無

재택복막투석 활성화 정책방안 모색 심포지엄 개최


콩팥병 환자에게 있어 복막투석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의료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수가조차 책정돼있지 않아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에 대한신장학회는 복막투석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를 위해 재택투석 관리료 신설, 운영기반 마련, 전문인력 확보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신장학회의 학술대회 ‘KSN 2025’가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개최되는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의학바이오협회와 함께 개최한 심포지엄을 통해 재택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제언들이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콩팥병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정작 복막투석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말기콩팥병 치료를 위해서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복막투석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재택치료 방식이다.

하지만 복막투석은 수가조차도 책정돼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한신장학회 이정표 총무이사는 “복막투석은 환자의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의료이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해 10년 내 지속가능성마저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총무이사는 특히 ”재택 복막투석의 경우 의사가 행하는 치료가 아닌, 환자 스스로가 하는 치료로 간주돼 이에 대한 행위 수가는 없다”며 “환자들이 안전하게 투석받으려면 의료진의 관리 감독, 인식, 지지하는 과정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총무이사는 외국의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수가를 동일하게 설정하고 있으며, 대만은 복막투석 환자들에 대한 월별 관리료를 지원, 일본은 재택투석관리료를 신설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가정투석 선택 시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고, 대만은 교육하는 기관과 교육받는 기관 각각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복막투석 환자의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이 총무이사는 “(수가책정은) 사라져가는 복막투석의 현황을 뒤집을 마지막 카드”라면서 “병원에서는 수가도 없고, 행할수록 손해인 복막투석을 위해 공간을 내주는 것도 힘들어 한다. 이에 대한 전담인력 지원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또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재택진료 보상체계 강화와 필수의료 네트워크·인프라 지원, 전문 인력 확보 등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민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대한신장학회는 재택치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3년부터 시작된 국민콩팥건강증진계획 2033(KHP2033)이다. 환자인지도 향상 캠페인이나 국제복막투석학회와의 업무협약 체결, 학회 내 복막투석연구회 설립 등 학회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사업은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작돼 6년간의 연구 끝에 올해 12월 시범사업의 끝을 앞두고 있다. 

황원민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는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치료에도 도움이 됐고, 비용-효용평과 결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었다”면서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황 홍부이사는 “수가에 있어서도 횟수제한이 있고, 입원환자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등 제도적인 문제가 있어 새로운 판을 짜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들의 만족도가 좋기는 했으나 재택 복막투석을 시작하는 환자가 늘지 않아서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재택투석 관리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환자 관리 특성상 교육과 모니터링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복합처방코드를 신설해 새로운 정책수가를 신설하자고 제언했다.

황 홍보이사는 “복막투석 재택관리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만성질환 관리 모델”이라며 “재택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회의 노력과 언론을 통한 국민 인식 향상을 바탕으로 한 정부 당국의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서정윤 홍보이사가 복막투석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복막투석 환자 비율은 10년째 감소하고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관련 정보의 한계로 대다수의 환자가 주로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시행하고 있었으며, 진료수가는 물론 전담인력이나 투석방법 선택 교육, 정책적 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환자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성콩팥병에 대응하려면 지속가능한 치료방식인 재택 복막투석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시범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재택투석 관리료를 신설하고 운영기반을 마련해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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