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아시아태평양 신장학회 학술대회(APCN, Asian Pacific Congress of Nephrology)와 대만신장학회(TSN, Taiwan Society of Nephrology) 연례학술대회가 함께 열리는 APCN&TSN 2025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타이넥스2 전시장에서 개최됐다. 대만이 25년 만에 APCN을 유치해 의미를 더했으며, 대회 주제는 'Link the Future Kidney Health with GIVE'로 유전학·면역학·빅데이터·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신장 건강 이슈를 논의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국제신장학회(ISN) 이사장 Marcello Tonelli, 국제복막투석학회(ISPD) 이사장 Rajnish Mehrotra, 대만신장학회 이사장 우마이쓰, 대만 위생복리부 시충량 장관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에서 신장내과 전문의 출신인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신장 질환은 전 세계 공중보건의 주요 과제”라며 “대만에는 현재 약 9만 명의 투석 환자가 있으며, 올해 관련 비용은 약 15억달러(약 2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은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며 주요 정책을 소개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만의 연령표준화 투석 발생률은 2005년 백만 명당 318명에서 2022년 290명으로 감소했다.
이날 대만신장학회, 위생복리부, 국제복막투석학회(ISPD)가 공동 제작한 대만 재택투석 백서(2026-2035)가 공개됐다. 현재 7.9%인 재택투석 비율을 2035년까지 18%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 백서는 병원에서만 치료한다는 틀을 깨고 의료가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장됨을 의미한다”며 “인간 중심 돌봄, 건강한 노화, 지속가능한 의료 실현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31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 최초의 2025 조기 만성콩팥병(CKD) 연차보고서도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정책 설계의 실증적 근거, 위험요인 분석 및 조기 예측자료, 국제 공유·협력 기반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대만 후생복리부 시충량 장관은 “대만은 투석왕국이었으나 그간의 노력으로 반전을 이뤘다”며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병원 중심 의료에서 지역사회·재택의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복막투석 비율은 4.5%로 대만(7.9%)보다 낮다. 특히 대만은 재택혈액투석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으나, 한국은 현재까지 재택혈액투석이 허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대한신장학회(이사장 박형천) 소속 신장내과 전문의 110여명이 참석해 신장학 최신 지견과 각국의 재택투석 정책을 공유했다. 박형천 이사장은 아시아태평양신장학회(APSN) 차기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내년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박 이사장은 현재 세계신장학회(ISN) 북동아시아 지역이사회 의장도 겸임하고 있다.
박형천 이사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재택투석 정책과 신장학 최신 지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대한신장학회는 재택투석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쓰고, 내년 APSN 이사장 취임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장학 발전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