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이 주최한 ‘2025년 양자컴퓨팅 챌린지(NIH Quantum Computing Challenge)’에 우리나라 산학병 연구팀이 국내 처음으로 유일하게 선정되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서울시립대학교-Singularity Quantum 합동 연구팀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정정임 교수, 순환기내과 윤종찬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안도열 석좌교수)의 '심혈관 질환 임상 위험 예측 및 진단을 위한 양자 알고리즘 ' 연구과제가 생물의학 영역에 양자컴퓨팅 기술을 적용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선정된 것이다.
양자컴퓨팅은 0과 1을 동시에 표현해 다수의 연산이 가능한 큐비트(qubit)라는 개념으로 계산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차세대 IT 기술이다. 양자컴퓨터가 본격 상용화되면 신약 개발 시 하나하나 실험을 거쳐야 했던 작업을 단번에 최적화된 신물질을 정밀하고 신속하게 찾는 것이다. 이번 과제 선정으로 양자컴퓨팅과 의료기술을 접목한 성과가 인공지능(AI)에 이어 전 세계 의료 IT 환경 혁신에 선두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총 130만 달러(한화 약 18억 2천만원) 상금 규모의 이번 챌린지는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전환과학진흥센터 (National Center for Advancing Translational Sciences)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디어 구상 및 계획(1단계)과 양자 알고리즘 개발 및 하드웨어 구현(2단계)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연구팀은 1단계 심사결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고, 현재 2단계 실증 사업에 접어든 상태다.
연구 목표는 양자컴퓨팅 기반 전산유체역학 분석을 통해 기존 분석보다 실행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 심혈관 질환의 병태 생리를 규명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심장의 수축 기능, 염증이나 면역 반응과 같은 전신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들을 동시에 고려하여 심혈관계 전반에서 개인별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심혈관 질환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전체 허혈성 심장질환자만 해도 약 100만 명에 달한다. 그 중 심근경색에 국한하여 보더라도 연간 34,612건이 발생하여 10년 전 대비 54.5%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춤형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는 정정임, 윤종찬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양자컴퓨팅 기반 분석은 기존 CT 영상의 해부학적 분석의 한계를 넘어 심장내 혈역학적인 정보를 통합함으로써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 이라고 연구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도열 교수는 "의료 분야에 양자컴퓨팅을 적용하는 것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연구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메릴랜드 대학교 국립양자연구소로부터 매년 최대 8만 달러 상당의 아이온큐 양자 장치 컴퓨팅 크레딧과 시뮬레이션 클러스터 무제한 사용 지원을 받게 되며, 아마존 AWS 코리아의 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 지원도 확보했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은 글로벌 양자의학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