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됐지만, 생애말기 환자가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통합돌봄의 실질적 완성을 위해서는 ‘살던 곳에서 살아가기’를 넘어 ‘살던 곳에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권리’까지 보장하는 연속적 돌봄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서영석 국회의원과 함께 2026년 4월 10일(금)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호스피스와 통합돌봄의 동행: 돌봄통합지원법 시행과 생애말기 돌봄 연속성 구축을 위한 정책 제언 및 실행 전략’ 국회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3월 27일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 을 계기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생애말기 환자 돌봄의 공백을 점검하고, 호스피스·재택의료·복지서비스 간 연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회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통합돌봄이 진정 완성되려면 통합돌봄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생애말기 돌봄 문제를 공론화하고, ‘살던 곳에서 살아가기’뿐 아니라 ‘살던 곳에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권리’까지의 보장을 통해, 환자와 가족의 존엄을 지키는 연속적 지원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1인 가구 증가로 가족 중심 돌봄의 한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많은 국민이 살던 곳에서 삶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병원 중심 임종, 취약한 재택 기반, 부족한 가정형 호스피스 인프라, 야간·응급 대응체계 부재, 가족 부담 심화 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생애말기 돌봄이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의 사적 부담으로 남아서는 안 되며, 국가가 연속성을 설계하고 책임져야 할 필수의료이자 사회적 돌봄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행사는 김선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기획이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장숙랑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인사말에서는 서영석 국회의원, 심재용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 임종한 한국커뮤니티케어협회 회장, 조정식 국회의원이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의 의미를 짚는 한편, 제도의 실질적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요양·복지의 분절을 넘어 생애말기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돌봄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에서 김대균 교육이사는 자택 임종에 대한 선호와 실제 결과 사이의 큰 간극, 가정형 호스피스의 절대적 희소성, 보건·복지 제도의 분절, 응급·야간 대응 인프라 부족 등을 구조적 문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생애말기 돌봄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보편적 권리이자 필수의료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에서 이재우 보험정책이사는 생애말기 환자의 제도 내 위치 명확화, 가정형 호스피스 확충, 위기 환자 대응체계 구축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는 의료현장, 재택의료, 시민사회, 정부가 참여해 생애말기 돌봄의 연속성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강정훈 경상국립대학교병원 교수는 지속 가능한 가정형 호스피스 체계 구축을 위해 지역 기반 서비스, 전문인력, 재정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한국재택의료협회 이사는 지역사회 생애말기돌봄의 현실을 토대로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재택의료와 호스피스 연계체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신현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재가 생애말기돌봄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수행해야 할 진료·연계 역할과 지역사회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조경애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이사는 존엄한 생애말기를 위해 호스피스와 지역 돌봄자원이 제도적으로 촘촘히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재원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생애말기 의료와 호스피스 지원체계의 정책 보완 필요성을 공유했고, 장영진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정책과장은 통합돌봄 제도 안에서 생애말기 돌봄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정책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이번 토론회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이후 생애말기 돌봄을 제도 안에 실질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 논의의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학회는 앞으로도 국회, 정부, 의료계,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호스피스와 통합돌봄, 재택의료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체계를 마련하고, 환자와 가족이 삶의 마지막까지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 논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