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에게 인기 있는 ‘더 원(The One)’ ‘에쎄 순(Esse 純)’ 등 저타르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해롭고 금연까지 방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저타르 담배란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웠을 때 나오는 연기 속의 타르 함량이 3㎎ 이하인 것으로 흔히 ‘순한 담배’로 인식돼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윤정 박사 연구팀이 7일 공개한 ‘담배의 성분 및 제조형태에 따른 오도성과 위해성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타르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일반 담배보다 깊게 담배연기를 빨아들이고, 더 자주 담배를 찾아 금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5월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성인 흡연자 500명을 대상으로 저타르 담배에 대한 인식과 흡연습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저타르 담배를 피워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316명(63.2%)에 달했다.
연구팀이 저타르 담배 흡연 경험자들을 상대로 흡연습관을 조사한 결과 ‘저타르 담배를 일반 담배보다 더 세고 깊이 흡입한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59.2%(187명)로 절반을 훨씬 넘었다. 또 ‘저타르 담배를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피우게 된다’는 대답도 183명(57.9%)이나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타르 담배 흡연 경험자의 62.3%(197명)가 ‘저타르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저타르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금연하기 쉽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5.0%(237명)가 ‘아니오’라고 답했으며, 88.3%(279명)는 ‘저타르 담배를 피워도 담배소비량이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 박사는 “저타르 담배 흡연자는 적은 타르 함량을 흡입하는 것에 대한 보상행동으로 연기를 더 깊고 세게 빨아들여 니코틴, 비소 등 발암물질을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흡입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 박사는 또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위한 전단계로 저타르 담배를 찾고 있지만, 저타르 담배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금연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KT&G에서 판매한 전체 담배중 저타르 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2002년의 경우 1.8%에 불과했지만 2004년에는 28.5%로 급증했고, 올들어 8월까지의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한 46.6%까지 치솟은 상태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