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기회로 그것도 60점이라는 선을 긋고 기계적으로 합격자를 끊는 것은 문제다”
19일 열린 ‘의료인 국가시험 합격선 설정 현대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안덕선 교수(고대의대, 의평원장)는 전문직 면허, 자격시험은 직무에 대한 측정이지, 지식에 대한 측정이 아니라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한번의 기회로 그것도 60점이라는 선을 긋고 기계적으로 합격자를 끊는 것은 문제”라며 “더욱이 60점에 대한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시험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또 한번시험으로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고부담 시험임에도 정작 시험에 떨어지면 갈곳이 없어 1년간 집에서 공부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60점 기준으로 60.1점은 합격하고 59.9점은 불합격하는 기준이 과연 그사람의 능력 평가가 가능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면허와 자격(전문의) 시험은 안전하고 실력있는 의사, 전문의를 선발하는 것으로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데 안전성, 역량보유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 인력조절을 위한 합격률과 특정집단의 이익이 반영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반면 시험의 문제로 ▲일회성 시험으로 능력 평가 ▲합격선 고정(60점)의 부작용 ▲일회성에 대한 위험도 존재 ▲합격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 ▲억울한 불합격과 귀가, 귀향 재수 ▲요행의 합격 가능성 ▲출제자의 심적 부담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60점이 넘으면 안전한 의사가 되고, 59점 부터는 안전한 의사가 아니라는 것인가”라며 “나도 성형외과의사이지만 지금 전문의 시험을 보면 실무를 한 것과 상관없이 떨어질 것이다. 현 제도가 직무능력을 검증하기에는 부족하고 시험을 본 뒤 진입하면서 한번 걸러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지금의 전문직 면허, 자격시험은 시험의 의미가 퇴색해 60점에 맞춘 암기능력 점검시험이 됐고, 합격선 불안정으로 더욱 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암기형 문항개발 조장 ▲기출 문제 활용 조장 ▲문항개발의 실제와 이론의 괴리 ▲합격선 불안정성-통시적 불평등 ▲제도적 피해 우려-비합리적 탈락 등이 고정합격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시 문제 공개가 되면 출제된 문제를 재사용하기 어려움이 생겨 지속적인 문항개발요구는 증대될 것이라며 문항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판별능력이 생길때까지 ‘임시문항’ 개념을 도입해 문항자체의 기능을 점검해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제의 어려움도 밝혔는데 의사시험 개발에 있어 초보의사, 전문의 지식의 안전성 검증이 돼야하는데 ▲불필요한 대량 불합격의 공포 ▲재수생 낙인 부여의 괴리감, 좌절감 ▲불합격은 곧 재수를 의미 ▲전문의 수준 출제의 함정 ▲전공의 진입수준 일차진료 설정의 난제 ▲결국은 기출문제의 안전성 회기 등이 있다고 밝혔다.
불합격에 대해서도 ▲면허다양화 필요성 ▲임상실습, 전공의: 교육면허로 충분 ▲일반면허=개업면허 ▲임상실습 후진성 탈피, 직무형 실습 전환 ▲의사 기본적 능력강화 라는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성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평가본부장은 ‘분할점수의 이해와 준거설정의 현대화’ 발표에서 타당한 분할점수 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준거참조평가(절대평가)에서 원점수 개념은 있을 수 없다. 60점은 있을 수 없는 cut line으로 합당한 합리적 분할점수를 선정하기 위해 60점(또는 60%) 기준 사용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시험을 위한 평가기구’(준거설정 위원회 등) 구성을 제안했는데 이를 통해 국가시험의 ‘의료법 시행규칙’에 있는 60점을 준거설정에 의한 합격점으로 변경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주승용 의원 주최, 한국보건의료인평가원연합회 주관으로 19일 오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 421호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