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의사회 정기총회 시즌에 돌입한 지금 총회장에서의 최대 이슈는 단연 의료발전협의회 협의결과와 이와 관련한 의협 총파업 투표였다.
24일 개최된 중랑구의사회 제27차 정기총회의 마지막 순서로 총파업과 관련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총회의 의장을 맡은 한상진 회장은 우선 “현재 42%의 투표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비대위는 해체된 상태고 모든 투쟁관련사항은 의협 상임위가 관리하고 있다. 오는 28일 종료되는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참여와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나오면 예정대로 3월 10일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총파업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A회원은 “사실 합의문 발표 전 안건은 원격의료 반대투쟁이었지만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어 쉽지 않아 노환규 회장이 민주노총과 연대해 의료민영화 반대이슈로 판을 키웠다. 그래서 의사들의 (노조와 연대해 의료영리화 반대투쟁을 벌이는 의협에)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현재의 의정갈등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그러나 현재 의료계는 의발협 합의문을 받아들이자는 의견과 끝까지 반대해 지난 의약분업처럼 투쟁하자는 두 파로 나뉘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왜 파업을 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하고 투쟁이 성공했을 경우와 실패했을 때의 경우 모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회원은 “애초에 투표율은 50%를 넘기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현재 추세를 보면 공중보건의사나 전공의, 미납회원들이 포함돼있어 50%를 넘어 파업이 의결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파업이 결의된다고 이들이 실제로 동참할지는 미지수”라며 “솔직히 투쟁으로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상진 회장은 “만약 총파업이 의결되면 의협은 회원들에게 여러 가지 지시를 할 것이고 회원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라야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회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B회원은 “이전에도 파업이 결의된 적이 있었지만 파업하는 사람만 하고 안하는 사람은 하지 않아 결국 파업하는 사람만 손해보게 됐다”며 “이런 투쟁동력으로 얼마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고 이에 한 회장도 “우리는 항상 그 숙제를 안고 가야 한다”고 자조 섞인 말을 내뱉었다.
C회원은 의협에 대해 “예정된 날짜에 파업을 하지 않고 더 지나서 하겠다는 것만 봐도 매우 불안정한 모습이다. 지나치게 눈치를 보면 자칫 우스운 꼴이 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기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이 하나로 단결하고 파업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투쟁에서 기선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상진 회장은 또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사실 현시점에서 ‘투쟁을 하느냐 마느냐’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의료발전협의회에서 결정된 협의안을 받아들이기로 비대위에서 결정한 상태에서 노환규 회장이 과반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협상의 의미는 없다. 또 노 회장만 협의한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의협은 투쟁의 주체이다. 이렇게 한번 깨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전략을 짜는 사람, 협의를 하는 사람, 투쟁을 하는 사람 다 따로 정해진 상태에서 과연 다수결 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B회원은 “의사들이 가장 큰 약점은 너무나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힘으로 뭉치지 못하고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해 정부도 우리를 대단히 우습게 보고 있다. 사실 나도 노환규 회장이 하는 일이 모두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회장이 투쟁해서 뭔가 하고자 한다면 반대하는 사람도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A회원은 “말씀에 공감하지만 다소 이견이 있다면 사실 의사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단지 조직화하지 못하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오늘 총회를 계기로 회원들 간의 소통이 좀 더 원활히 이뤄져 이번 이슈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상진 회장은 “투쟁을 앞두고 민초의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집중시키는 것이나 이끄는 것이나 매우 어렵다. 앞으로 의협 회무를 좀 더 지켜보고 회원들에게 전달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의사회의 일에 대해 항상 지켜보고 특히 이메일이나 홈페이지를 자주 확인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