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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토사구팽(兎死狗烹)에 지쳤나? 정성일 대변인도 ‘사퇴’

의협 플라자 글 ‘공개’…회장·의장님 “치졸한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하지 마시길”

“특공대를 밀림에 보내놓고 임무를 완수하자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싫어한 정치인들이 돌아오는 헬기를 보내지 않는 그런 뻔한 액션 영화의 스토리가 벌어지고야 만 겁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과 함께 대변인을 맡아 왔던 정성일 대변인이 최근 ‘대변인 사퇴의 변’으로 의사협회 플라자에 올린 글을 28일 공개했다.

그간 의협 집행부와 비대위 간 불화를 보면서 격은 심경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의협 비대위 정성일 대변인은 “결국 임무를 어느 정도 완수할 것처럼 전망이 되는 시점이 되자 비대위원 전체가 회원들의 돈으로 호의호식을 하고 회계처리가 투명하지 못했다 집행부와 상의가 되지 않았다는 등의 진실게임 공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지난 몇 개월간 자신의 생업을 희생하고 회원들을 위해 발 벗고 뛴 30 여명의 비대위원들 각자의 도덕성을 훼손시키는 마타도어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자신을 비대위로 파견 보낸 가정의학과의사회에 비대위원 교체를 건의했고, 현재 거취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몇 개월간 비대위원으로서 활동을 마무리를 할 시점이 됐다며 여러 회원들과 의료계 지도자들에게 몇 마디를 말하고자 한다며 심경을 밝혔다.

마음 고생한 이야기부터 나왔다.

비대위라고 만들어 놓고 ▲방이나 책상도 지급하지 않고 ▲전담 직원 파견도 보내주지 않고 ▲중간에 회의비용도 끊기고 ▲공문 전달도 차일피일 미루고 ▲적절한 성명서도 집행부에서 그 내용을 갖고 말이 들어오는 등 심경이 복잡했다는 것이다.

정성일 대변인은 “비대위 사무총장은 홍보업체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고, 비대위원들이 임명장도 심지어 명함도 없이 활동을 한 코메디가 바로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우리 의협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들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협 추무진 회장과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에게 “이런 치졸한 사태에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마시라”고 촉구했다. 의료계 지도자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이나 양심을 가지고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거나, 현재 밀림에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비대위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앞으로 의료계가 그 어떤 난관에 부딪혔을 때 누군가 앞장서서 투쟁을 하거나 희생하는 회원들이 나타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대변인은 “현재 마타도어에 명예가 손상된 비대위원들 가운데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도 두명이 있다. 한 명은 전공의로서 당직을 서고, 임신한 몸으로도 성명서도 쓰고, 기자회견장에도 나오고 지금까지 비대위 활동을 견뎌 왔다.”며 “이런 순수한 회원들을 용도 폐기 후 내다버린 선배 의료인들이 부끄러워 개인적으로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의료계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일해 달라는 말을 못할 심정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집행부 측 파견 비대위원의 철수를 철회할 것도 요구했다.

정 대변인은 “파견 철수로 인해 지금까지의 노고에 대접 받기는커녕, 심한 마음고생에 빠져 있을 집행부 파견 비대위원들이 다시 비대위에 복귀해 마지막까지 원격의료 저지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미 한참 전에 이런 갈등으로 인해 사퇴한 김정곤 전 비대위원장의 명예도 반드시 회복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 글로 인한 향후의 모든 파장을 미리 감내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맡고 있던 모든 기타 직분을 내려놓았다. 특히 전국의사총연합 사무총장 직분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의협회장 선거를 앞둔 모든 쓰잘머리 없는 추측과 계산은 의료계의 대의를 위해 제발 잊고 우리 의료계가 처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모든 지도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오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주시기를 고언 한다.”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