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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코로나 블루’에 더 취약한 20~30대…자살생각도 많이 해

20·30대 우울 위험군 24.3%·22.6%, 50·60대 1.5배 수준
수면변화·무분별한 미디어 정보 습득, 우울·불안 증가 요인


20~30대 젊은 연령층이 타 연령대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이나 불안 등에 특히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생각 역시 20~30대가 더 많이 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수행으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올해 2분기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민 정신건강 상태 파악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심리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작년부터 분기별로 실시해 오고 있다.

2분기 조사 결과 우울위험군(3월 22.8%→6월 18.1%), 자살생각 비율(3월 16.3%→6월 12.4%) 등이 감소해 전 분기 대비 정신건강 수준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 15~25일 조사 시기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백신 접종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 등에 따라 일상복귀 기대감이 국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우울, 자살생각 비율이 높은 수준이며, 7월에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상황 변화에 따라 심리지원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20~30대 젊은층, 우울하고 자살생각 많이 해

우울 평균점수는 5.0점(총점 27점)으로, 3월 조사 결과(5.7점)에 비해 감소했고, 우울 위험군(총점 27점 중 10점 이상) 비율도 18.1%로 3월 조사 22.8%에 비해 4.7%p 감소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우울 2.1점, 우울위험군 3.2%, 2019지역사회건강조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20대, 30대가 우울 평균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울 평균점수(20대 5.8점, 30대 5.6점)의 경우 30대는 2020년 첫 번째 조사(5.9점)부터 꾸준히 높게 나타났으며, 20대는 조사 초기(2020년 3월 4.6점)에는 가장 낮았으나, 급격하게 증가해 최근 조사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50대·60대(각각 13.5%)에 비해 1.5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점수(남성 4.7점, 여성 5.3점)와 우울 위험군(남성 17.2%, 여성 18.9%)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울 점수는 20대 여성이 5.9점으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대 남성이 25.5%, 30대 남성이 24.9% 순으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자살생각 역시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20~30대 젊은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6월 자살생각 비율은 12.4%로 3월 조사 결과인 16.3%에 비해 3.9%p 감소했다. 다만, 2019년 4.6%(2021 자살예방백서)의 약 2.5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울 분야와 마찬가지로 20대와 30대가 17.5%, 14.7%로 가장 높았고, 50대는 9.3%, 60대는 8.2%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13.8%로 여성 11.0%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각 20.8%, 17.4%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20대 여성이 14.0%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두려움·불안 지속 감소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지난 조사결과 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했는데, 백신 접종 확산, 치명률 감소 등이 코로나19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불안은 평균 3.9점(총점 21점)으로 나타났으며, 3월 조사 4.6점에 비해 0.7점 감소했으며,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 방해 정도는 총 10점 중 5.1점으로, 지난 3월 조사(4.4점) 결과보다는 상승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초기(5.6점)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치이다. 영역별로는 사회·여가활동(6.4)에 방해 정도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가정생활 방해(4.6), 직업방해(4.4) 순으로 나타났다.

심리적지지 제공자는 가족이 64.2%로 가장 많았으며, 친구 및 직장동료가 21.3%, 없다고 응답한 경우도 8.4%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30대는 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41.5%, 61.2%로 전체 평균(64.2%) 및 다른 연령대(40대 70.8%, 50대 72.6%, 60대 71.3%)에 비해 낮았다. 대신 20대는 친구 및 직장동료로 답한 경우가 39.6%로 다른 연령대(60대 13.2%~30대 20.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정신건강 고위험군이 높게 나타난 30대, 20대에서 각각 12.6%, 11.1% 순으로 다른 연령대(40대 6.0%, 50대 5.6%, 60대 7.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끝으로 필요서비스는 감염병 관련 정보(87.6%), 경제적 지원(77.5%), 개인 위생물품(77.5%) 지원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 심리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7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확진자 수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심리방역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건강한 일상 복귀를 위해 전 국민 심리지원을 한층 강화해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관계부처 합동 심리지원 대책을 마련해 심리지원을 하고 있으며, 관계부처·시도 코로나 우울 협의체 운영을 통해 관계부처, 지자체와 함께 확진자, 격리자, 대응인력 및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실시한다.

아울러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청년·여성·대응인력 등 대상별 코로나 우울 예방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하고, 심리상담 핫라인(1577-0199),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심리지원과 마음안심버스 등을 활용한 찾아가는 심리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지난 6월 30일 5개 국립병원 내 권역별 트라우마센터(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부곡병원, 국립공주병원, 국립나주병원, 국립춘천병원) 출범으로 확진자 등 정신건강 고위험군 대상으로 선제적 심리지원을 강화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사회 재난 시 국민의 마음건강을 체계적·전문적으로 심리지원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종식되면 국민들의 마음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나, 정신건강 수준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심리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전문가들도 재난 발생 2~3년 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국민 마음건강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촘촘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면패턴의 변화, 우울증·불안의 원인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수면패턴 변화나 가족 갈등, 무분별한 미디어 정보 습득이 우울이나 불안을 증가시킨 요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21일 대한의학회지(JKMS) 36호에 게재된 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홍 교수 연구팀(김동민, 방영롱, 김준희)의 ‘The Prevalence of Depression, Anxiety and Associated Factors among the General Public during COVID-19 Pandemic: a Cross-sectional Study in Korea(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일반 대중의 우울증, 불안 및 관련 요인의 유병률: 한국의 단면 연구)’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서도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사람들의 우울증과 불안뿐만 아니라 수면 문제, 야외활동 제한, 가족 갈등 증가 등이 우울증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 14일부터 31일까지 18일 동안 부산에 거주하는 19~60세 성인 거주자 22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47.3%가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22.1%가 가족 갈등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수면 패턴 변화에 대해선 24.9%가 ‘예’라고 답했고, 16.5%는 음주나 흡연이 증가했다고 했다.


특히 우울증과 불안을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 중 코로나19로 인한 수면패턴의 변화가 우울증과 불안의 가장 큰 예측인자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2020년 7월 홍콩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3%가 코로나19 발생 후 수면의 질이 악화됐다고 보고했으며, 29.8%는 수면 시작이 어렵거나 잠을 덜 자고 있다고 보고했다”면서 “수면 문제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중요한 정신 건강 문제로 대두됐으며, 우울증과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수면 문제에 대한 평가와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가족과 함께 사는 주거 형태와 야외활동의 제약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 외로움에는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져 가족 간의 갈등을 촉발하고 개인에게 심각한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목했다.

끝으로 연구팀은 “미디어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가득 찬 오늘날의 세상에서 개인은 잘못된 정보와 미신에 쉽게 노출된다. 더욱이 그러한 정보에 노출되면 불안이 증가한다”며 “따라서 정부와 보건의료인들은 정확하고 근거에 기반한 정보를 평판이 좋은 매체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잘못된 정보를 억제하고 국민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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