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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MB를, 개원의협의회 회장으로 모시자!”

김종근 개원의협의회장, “개원가 현장 직접 느껴봐야”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개원의협의회 회장으로 추대하는 게 개원의협의회의 주요 사업계획입니다.”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되물을법한 말이 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전국 개원의들을 대표하는 수장이 실언을 했을 리 만무하고, 그 이유인즉슨 이렇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대통령이 관계부처 인사들을 통해 골백번 개원가의 사정을 듣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직접 경험해 보면 대체 무엇이 그토록 힘겨운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에서다.

이 자조 섞인 말 속에는 또한 의료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 1년 사업에 대한 실망감이 서려있다.

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은 “최근 마무리된 의협 수가 결정을 봐도 그렇고 지난 정부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정책을 봐도 그렇고 의사협회라는 단체 자체가 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신년이라고 해 어떤 사업계획을 세워 발표한다는 건 결국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다”며 “개원의협 단독으로 개원가 경영 어려움의 해법을 찾기란 더 이상 불가능 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는 의사협회가 늘 수가 협상 전 비싼 예산을 들여 내놓는 수가 연구용역을 소홀히 다루고 있는 정부에 대한 질책도 녹아 있다.

김 회장은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연구결과를 내 놓지만 막상 협상장에 들어가면 하찮은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진다”며 “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고, 협상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처음 의료보험제도가 시행됐을 때를 떠올렸다. 1977년, 국민의료보험 제도가 처음 도입되던 해는 우리나라의 국민1인당 연평균 소득은 700달러에도 채 미치지 못할 때다.

김 회장은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이었기에, 국민의 한 사람이었기에 눈에 보이지 않은 기술력은 평가받지 못한 채 결정된 낮은 의료수가라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국가경제가 살아나면 그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 라는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그로부터 30여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국민들의 평균 소득이 20,000달러를 넘어가고 있지만 그때와 달라진 것은 없다. 오히려 그 시절 국민들을 의료사각지대에서 구하기 위해 힘썼던 의사들은 국가로부터 진료비를 지급 받는 고유의 진료 행위가 아닌 미용과 체형관리 등의 소위 돈대는 진료인 ‘비급여’로 몰려가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다소 격앙된 이 표현이 자칫 잘못하면 ‘직무유기’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은 점점 늘어만 가고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방법은 정부관계자가 이 자리에 와서 경험해 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또한 개원의의 어려움에 대해 근시안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교수 사회에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개원가가 어려워지면 대학병원도 힘들어 진다”며 “대학병원 교수들은 지금 자신들의 밑에서 수련하고 있는 제자들의 희생을 당연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미래의 개원의로 살아갈 모습에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건 진료과와 몸담고 있는 영역을 떠난 ‘합심(合心)’입니다. 개원의와 교수 그리고 전공의가 모여 머리를 맞대, 이 상황을 함께 고민하면 적어도 지금 처럼 정부로부터 무시당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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