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입장은 중립이다.
4일 백범기념관에서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한 유태욱 가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만관제에 대해서는 중립적으로 1년간 시범사업을 관망하고자 하는 게 가정의학과의사회의 입장이다. 신중한 태도로 관망하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신중한 접근의 이유로 ▲과거와 다른 현재의 만관제 ▲의사에 대한 평가가 없어짐 ▲원격의료와 구분 등 3가지를 들었다.
유태욱 회장은 “첫째는 옛날에 만관제는 경만호·노환규 전 의협 회장 시절부터 해왔는데 현재 만관제와 조금 다르다. 가정의학과 스텐스는 각 회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생각은 없다. 자율대로 하도록 한다는 거다.”라고 전제했다.
경만호 전 회장 때 만관제의 재정 조달을 지역사회에서 50%, 정부 공단에서 50%했다. 아울러 의사 평가가 이뤄졌다.
유태욱 회장은 “과거 만관제 때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았다. 모든 정책의 핵심은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이다. 더구나 보건소 중심이었고, 환자 정보도 보건소가 가져가는 만관제였다. 지역사회 의료 중심이 보건소로 간다. 그래서 반대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건소 역할은 예방, 학교보건 등 공적인 일을 하는 것인데 만관제의 중심에 있으니 반대했다. 노환규 전 회장 때는 전반적 극렬적 반대였다. 원격의료와 관련된 만관제였기 때문이다.
유태욱 회장은 “현재의 만관제는 일단 재정의 문제에서 건강증진기금과 건보재정 17조원이 있다. 고혈압 당뇨의 지속관리에 소요되는 재정에 대해서는 공단에서 재정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재정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유 회장은 “둘째는 만성질환관리에 참여하는 의사를 평가하는 부분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유 회장은 “물론 내용상으로 실질적인 관리는 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과거의 평가는 썩은 사과 고르듯이 해서 돈을 안주기 위한 평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젝트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평가라서 다르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셋째는 원격의료와 구분해서 볼 수 있는 점이 있다.”고 전제했다.
유 회장은 “미묘하긴 하지만 지금 의협에서 원격의료와 별개사항이라는 점을 못 박고 있고. 정책연구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안을 보고 있는 시각이 똑같이 원격의료와 연관되지 않은 별개 사업으로 만관제의 필요성 재정확보 건강증진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연구소는 조건부 찬성에 대한 시각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유 회장은 “내과의사회는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협과 시도의사회는 어느 정도 전제 조건이 수용된다면 지역사회에서 개원을 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우려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립이라는 입장이다.
유 회장은 “내과의 적극적 홍보를 지적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의사회원들에게 과거에 비해 달라진 만관제의 틀에 대해 적극적 참여를 중앙단체서 종용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고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회장은 “향후 만관제가 변형되고 다른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전국 7,000명 가정의학과 회원들에 대한 정책판단을 호도할 수 있다.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중립적인 입장이다. 이것을 좀 더 지켜보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당분간 시범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 담담한 마음으로, 중립적인 자세에서 이 시범사업을 바라보겠다. 고혈압 당뇨 환자에 대한 일차의료 기관의 아웃컴, 즉 합병증 발생률이 줄어드는 가시적 성과에 대해 지켜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천여곳 참여 의원의 디테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 회장은 “통계적 분류가 안됐다. 의협이나 복지부는 만성질환관리제도 참여의료기관 분포도를 지역과 과별로 밝혀줘야 한다. 그래야 분석이 가능하다. 우리가 전혀 알 수가 없다. 시범사업이 끝나면 우리가 이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만관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 회장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가장 기본은 신뢰라고 본다. 그간 정책입안자와 의료공급자 사이에 불신이 존재하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과거는 지나갔고 앞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1년 시범사업이 좋은 결실을 내서 국민들의 건강의 질이 잘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