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10명 중 1명은 당뇨에 해당하는 가운데, 출산 후 추적검사를 하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신 시 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의 경우 산후 2형당뇨 발병 위험뿐만 아니라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도 크게 증가하는 만큼, 산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비만당뇨병과 임신 중 당뇨병을 주제로 팩트시트 특별판을 만든 가운데, 25일 국제학술대회 ICDM 2025 개최를 맞아 함께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성희 홍보이사가 그 내용을 소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희 이사는 “당뇨병 환자 중 52.4%에서 비만이 동반돼 있었다”며 “BMI 30kg/m2 이상에 해당하는 2단계 고도 비만 환자는 12.4%, 수술이나 약제 치료가 적극 고려되는 BMI 35kg/m2 이상 3단계 비만 환자도 2~3%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최 이사는 “특히 남성의 비만도가 여성보다 훨씬 높고, 2단계와 3단계 고도비만의 비율은 남성에서 더욱 도드라진다”며 “젊은 남성에서의 고도 비만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만의 형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순 체질량지수(BMI) 기준을 넘어 복부비만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최 이사는 “당뇨병 환자의 61.1%가 복부 비만을 동반하고 있었다”며 “허리둘레가 남성 100cm, 여성 95cm 이상인 고도 복부비만 환자만 2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복부비만율이 뚜렷하게 상승했다. 최 이사는 “2015년 이후 당뇨 환자의 비만율은 꾸준히 50% 이상을 유지했는데, 2019년부터는 복부비만 동반율이 60% 이상으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팩트시트는 비만 여부가 당뇨병 조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드러났다. 최 이사에 따르면 비만한 당뇨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당뇨 조절률이 전반적으로 더 낮게 나타났다.
이번 팩트시트의 주목할 점 중 하나는 ‘임신 중 당뇨병(Diabetes in Pregnancy)’ 문제다. 최 이사는 “전체 임신부 중 12.4%가 당뇨병 기준에 해당할 정도로 혈당이 높았다”며 “즉, 임신부 10명 중 1명 이상이 당뇨로 취급됐고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신 전부터 당뇨병을 가진 여성의 비율도 늘고 있다. 최 이사는 “임신 전 당뇨병을 가진 여성은 약 2% 수준이었는데, 출산 연령이 변화한 것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10년 전만 해도 초산 평균 연령이 31.8세였으나 현재는 33.5세로 증가했고, 임신 전 당뇨는 평균 35세, 임신 시 당뇨는 34세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신부의 체질량지수(BMI)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최 이사는 “임신 전 당뇨병 환자의 평균 BMI는 26 이상, 임신 시 당뇨병 환자도 23으로, 당뇨가 없는 임신부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 당뇨병의 또 다른 문제는 출산 후 관리 부족이다. 최 이사는 “출산 후 당뇨 추적검사를 시행하는 임신 시 당뇨병 환자는 42.9%에 불과했다”며 “임신 전부터 당뇨를 가진 여성은 68%가 추적검사를 받았지만, 임신성 당뇨만 경험한 여성의 경우 추적검사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우려했다.
이로 인한 위험은 상당하다. 최 이사는 “임신 시 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은 출산 후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6배 이상,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도 4배 가까이 증가한다”며 “출산 후에도 반드시 체계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