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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올해 새 내분비 전문의 ‘9명’…학회가 찾은 해법은?

조기노출→임상경험→차별화된 교육→지속적지원 선순환 필요
가이드라인 등에 내분비 전문의가 필요한 영역 명시 등



본격적인 고령화시기에 접어든 요즘, 비만이나 당뇨병, 갑상선질환, 골다공증, 희귀 내분비질환 만성질환의 증가로 내분비대사분과 전문의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내분비내과 전문의 수는 줄어드는 것이 추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월 31일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의 미래위원회 세션에서 춘천성심병원 내분비내과 류옥현 교수는 내과 분과전문의 약 1만명 중 내분비대사 분야는 9.4%로, 내분비대사 전문의 1인당 담당 인구는 약 5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연 35명이던 신규 전문의 배출은 올해 9명 남짓으로 급감하며 충원률도 10% 내외에 불과했다. 류 교수는 “매년 20명 내외가 퇴직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앞으로도 내분비 전문의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외와 비교하면 더 심각하다. 류 교수는 내분비 전문 의사가 미국 대비 50%, 일본 대비 70~80%나 부족하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 상황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미국의 경우 올해만 2700명의 내분비 전문의가 부족한 것으로 추산됐고, 이런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약 10년간 신규임용 전임의가 5.5%씩은 증가돼야 했지만 연 2.7%에 그쳤다. 

특히 외국의대 졸업생들의 지원 비율이 높아서, 결국에는 해외로 유출되는 인력들도 많다. 류 교수는 “순환기내과는 미국의대 졸업생의 지원율이 55~60%이지만, 내분비쪽은 30% 미만으로 떨어졌다”면서 “인종별로는 내분비대사 전문의 중 아시안이 30%”라고 전했다. 

김포우리병원 원종철 내분비·당뇨병센터장은 의대생∙전공의 공략법과 관련해 ‘임상경험’이 중요하다며 ”미래세대에 ‘노출’을 시킴과 함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미 수능 생명과학 영역 문제에도 내분비와 관련한 내용들이 반영돼있는 만큼 미래 세대들도 배움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지만, 그들이 평생의 업으로 삼는 게 적절할 것인지에 대한 길잡이가 돼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내분비 분과 전문의들에 대한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한편, 배운다고 해서 다 전공으로 연결되지 않는 만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특성화된 내분비센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체계적으로 관리, 경험할 수 있는 곳에서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하거나 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의대생에게는 소그룹 연구를, 전문의들에게는 경험이나 증례발굴 및 학회∙학회지 발표 경험들을 하면서 우리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면서 “분과전문의의 체계적인 사후관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렵지만 내분비학을 계속 전공할 수 있는 것은 동료, 선후배 및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이끌어가는 관계성에 있다”면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시도하지 않고 포기할 수는 없다.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남훈 교수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페이’를 꼽았다. 이는 단순한 급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인상과 영역확대로 이어져, 행위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인상되는 상황을 뜻한다. 

김 교수는 현 세대의 내분비내과 지원 기피 원인을 ▲보상 공정성 결여 ▲ 진입장벽 ▲불투명한 진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크게 4가지를 꼽았다.

최근 세대는 High/Low risk-High return을 선호하지만 내분비내과는 Low risk-Low return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덜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더불어 전문의 취득 후에도 학교에 남든 개원을 하든 자리나 수입이 눈에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기피 요인이 됐다.

김 교수는 특히 내분비내과 전문의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필요한 영역을 명시하는 방법이다. 

가령 신장학회의 경우, 고혈압·당뇨병 진료지침에 ‘신장내과 협진 필요’ 문구가 삽입돼있다거나, 관련 논문을 통해 신장내과 전문의 협진 시 예후가 향상된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당뇨병, 갑상선, 골다공증 등의 가이드라인에서도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 알려야 한다”며 “질환들이 점차 복잡해지며, 사용하거나 배워야 할 약들도 많아졌다. 때문에 우리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임신을 계획 중인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나 골대사 초고위험군, 이차성 골다공증 부작용 등의 영역에서 내분비내과 전문의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혈당관리실 구축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은 작게 시작했지만,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관리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다면 내분비내과 전문의의 영역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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