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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세의료원 사태, 건강한 노사 마인드를 생각한다

연세의료원 총 파업이 한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설마 했던 파업이 18년만에 실시된 이후 불과 20일만에 의료원은 직장폐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노조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등 노사간 공방이 치열하다.

이번 파업의 원인이 노사간 반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이 같은 굵직굵직한 일들이 벌어진 것을 보면 의료원과 노조가 서로를 대하는 시각과 입장이 어떠한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파업 전부터 실무교섭이 어느 정도 이뤄지던 때까지 거의 입장변화가 없었던 의료원의 태도는 ‘일반직을 잡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의혹을 충분히 살만하다.

이번 연세의료원 파업을 바라본 한 외부 관계자는 그 근거로 의료원이 한달 동안 제대로 된 입장 변화 한 번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즉 작정하고 그러지 않는 바에야 지나치리만큼 한결같은 의료원측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하물며 100개가 넘는 사업장이 한데 모여 있는 보건의료 노사 산별교섭에서도 때로는 후퇴 할 지언정 이처럼 논의의 진전이 없지 않았다.

만약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안에 대해 재원이 없고, 경영권에 해당한다는 의료원의 입장이 일리가 있는 것이라면 성실교섭을 통해 그에 걸맞는 납득과정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파업 이후 교섭의 대부분이 노조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과 교섭자리가 마련돼도 실질적인 교섭은 거의 이뤄진 적이 없다는 점을 미뤄볼 때 재원과 경원권을 이유로 들었던 의료원측의 진정성은 찾아 보기 힘들다.

의료원 입장의 사실여부를 떠나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의료원의 태도는 노조를 의료원의 같은 동료이자 식구로 여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올해 창립된 보건의료산업 사용자협의회 한 관계자는 한 국내 대기업의 사례를 들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노사간 대화가 성공적인 교섭의 관건임을 적극 강조한 바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역시 ‘윽박지르듯이 노조를 상대하면 된다고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며 연세의료원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한 바 있다.

한 의료원측의 고위 관계자는 파업 초기에 “이 병원은 하나님의 병원이다”라며 노조의 요구가 웬말이냐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성경에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참된 거룩함 안에서 창조된 새 사람을 입으라’는 구절이 있다.

위의 에베소서 말씀처럼 혹시 그 하나님은 누구보다 옛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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