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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연세의료원 사태 ‘끝까지’ 갈 수도 있다?

18일 첫 대표자 교섭 역시 공전…의료원 ‘초강경 입장’ 고수


파업 이후 어제(18일) 첫 대표자 교섭이 실시돼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던 연세의료원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노조측의 제의로 실시된 대표자 교섭에서 노조는 핵심 쟁점인 ‘간호등급 1등급’, ‘다인병실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에 대한 논의를 추후 논의하는 것으로 하고 현재 고착상태인 교섭을 일단 진전시킬 것을 제안했으나 사측은 해당 쟁점에 대한 논의를 전제로 하는 한 그 어떤 교섭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교섭이 고착됐던 이유가 세 가지 쟁점 사항 때문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노조의 이번 제안은 의료원측이 제기해 왔던 교섭에 대한 반대의 명분을 한층 부드럽게 완화해 줌으로써 실질적인 교섭을 유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측이 ‘불가’함에 따라 무위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연세의료원노조측은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아연실색했다.

이번 기회에 노조를 와해시키겠다는 의료원측의 의지가 확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대표자 교섭이 예고됐을 때에도 이제부터는 어떤 식으로라도 성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항간의 기대와는 달리 일부에서는 형식만 달라졌을 뿐 의료원 고위층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가 없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대표자 교섭을 지켜본 한 정부 관계자는 “의료원장과 병원장, 세브란스 고위 관리자들 간의 미묘한 입장차가 이번 교섭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섭을 적극적으로 끝내려는 의료원측 실세가 없지 않지만 번번히 그들간의 말 바꾸기로 실질적인 교섭 해태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노조 관계자 역시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이 정도까지 입장을 철회했는데도 사측이 거부한 것은 노조 길들이기를 작정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실제로 대표자 교섭에서 사측이 하도 단호하게 선을 긋는 바람에 노조측이 발언할 기회는 아주 적었다”고 전했다.

그는 “재원 문제를 꺼내다가도 노조가 그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하면 말을 바꿔 경영권 문제를 운운한다”며 “결국 교섭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이번 교섭에 대한 사측의 실제 의도를 꼬집었다.

의료원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연세의료원 의료진 일부는 CMC 의료진에게 지난 2002년 CMC 장기 파업 사태와 관련된 문의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노조가 안 물러서면 장기파업까지도 가 보겠다는 태세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의 이번 패(霸)를 사측의 거부함에 따라 이후 노조가 제시할 수 있는 수정안 범위는 대폭 줄어들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교섭을 통해 의료원측이 원하는 것이 노조측의 '백기 선언'이라는 것이 한층 명백해진 만큼 앞으로 연세의료원 사태가 사측의 승리나, 노조의 패배냐 식의 ‘모 아니면 도’ 혹은 ‘제로섬’ 국면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의료계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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