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에서 계속 보험재정의 어려움만 호소해 왔던 건보공단이 병협과의 3차 협상에서 내년도 수가를 2~3% 인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병원협회에 제시함으로써 공단측의 수가전략이 '인하'카드 이었음을 표출시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과 대한병원협회(회장 지훈상)는 9일 제3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건보공단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평균 2~3%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병원협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병원 유형에 대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가협상이 끝난 직후 대한병원협회 성익제 사무총장은 “국세청 법인병원자료를 토대로 원가계산한 결과 약 11%는 수가가 인상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단은 병원유형에 대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평균 2~3% 인하해야 한다는 밝혀 우리와 약 14%의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공단과 병원협회의 경우 기타 단체와는 달리 분위기가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 향후 수가협상 전망을 밝게 했다.
병원협회보다 앞선 오전 10시 30분 건보공단과 수가협상을 가진 약사회의 경우는 수가 요구안을 내놓는 것보다, 약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설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수가협상은 양측의 의견을 접근해가는 과정”이라면서 건보공단의 수치제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며 “(약사회도) 수가협상 타결을 위한 최소한 마지노선이 있다. 그 이하를 건보공단이 제시한다면 타결이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을 위한 수가협상은 내주 건강보험공단의 국정감사 종료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오는 17일까지 수가협상을 마무리 해야만 한다.
그러나 여전히 각 유형별 입장차이가 매우 커 수가협상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사협회의 경우 지난 3차 협상이 끝난 직후 건보공단의 협상태도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가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의사협회가 이처럼 공단의 협상태도에 불만을 보이는 것은 아직까지 각 유형에 대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의사협회 역시 공단과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의협은 3차 협상이 끝난 후 공단이 제시하고 있는 급여비 인상 부분에 대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년도의 역시 수가협상 시한 일주일을 남겨두고 만남을 자주가졌던점을 보았을 때 올해 역시 오는 13일을 시점으로 협상을 위한 만남이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간의 수가협상을 위한 만남은 직접적인 수치제시를 통한 줄다리기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