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이 치과협회와 약사회, 한의협의 4차 수가협상에서 돌연 총액계약제 전환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올해 수가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단 공급자단체는 수가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단이 수치 제시없이 총액계약제 전환 카드를 제안한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은 14일,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와 내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을 위한 제4차 수가협상을 가졌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도 공단은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등과 가진 협상에서 총액계약제로의 전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급자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수가협상은 더 진전되지 못하고 올해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을 갖게 했다.
그 동안 공단과 공급자간의 협상 분위기는 네 차례의 수가협상이 진행됐지만 이렇다 할 수치를 제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공급자측은 공단을 향해 “왜, 수치를 제시하지 않느냐?”, “협상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 등과 같은 불만만 토로할 수 밖에 없었다.
예년 같으면 통상 4차 협상이 진행된 상황에서 서로간 수치를 제시하며 간극을 좁혀가기 마련이나 올해 협상은 총액계약제 전환이라는 새로운 변수로 각 공급자단체가 이해득실을 비롯 새로운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입장에 빠졌다.
이러한 입장은 대한의사협회 등 아직 4차 협상을 갖지 않은 다른 공급자단체에도 마찬가지로 충격과 대응책 마련의 과제를 던져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차 수가협상을 마친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여전히 입장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오늘 공단은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서로의 연구용역 결과를 인정하고 협상을 했으면 한다. 최소한 회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는 인상해야 한다”며 다음번 협상에서는 공단이 수치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약사회 관계자는 총액계약제와 관련한 이야기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협상자에서 제도적인 부분은 이야기 하지 않기로 했으며, 수가협상 이외의 것은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사협회는 공단과의 수가협상에서 지수모형과 SGR모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한의협 최방섭 부회장은 “공단은 모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을 보였다. 그렇다면 공단은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확히 설명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공단은 각 공급자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결국 자기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처럼 주장하는 것은 지수에 어떤 해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유형별로 큰 차이를 보였던 만큼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구하기 위해서는 공단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의협 관계자는 또 “공단이 과거보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올해 협상도 빨리 진행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