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은 적정한 수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법론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은 28일,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결정을 위한 수가협상에 앞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단체장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상견례에서 정형근 이사장은 현재의 수가결정 구조의 문제와, 건강보험재정 적자 문제 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단체장들에게 전달했다.
정형근 이사장은 “과연 수가를 결정함에 있어 보험급여만을 가지고 보아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영수지만을 놓고 보아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이런 구조로 인해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이 같은 구조를 변경하기 위한 연구용역 중에 있다”고 말했다.
수가결정 구조 문제는 환산지수 연구결과에 대한 공급자단체와 보험자간의 이견이 가장 팽팽한 부분 중 하나라는 점에서 정 이사장의 발언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어 정형근 이사장은 “현재 국민들이 지불하는 건강보험료는 선진국(일본 9%, 미국 16%)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이라면서 “일부에서 보험료를 더 내고 보장성을 더 받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취지는 매우 좋다고 본다”며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병원에 대한 유형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종합병원과 개인병원을 나우어야 한다는 것. 이는 이미 몇 해 전부터 제기됐던 사항이다.
이날 상견례에 참석한 공급자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저부담ㆍ저수가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적정수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올해는 쌍벌제 등으로 약제비 절감에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약제비 절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 “수가협상은 협상대로 진행하고 내년에 약제비 절감에 더 노력할 것”이라며 사실상 올해 약제비 절감에 실패했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경만호 회장은 수가협상 시기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협상 시기와 관련해 “건강보험재정 등이 관여되지 않도록 수가협상을 1~2월에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과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수구 회장은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차원에서 보험료율을 10% 선으로 인상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인식부족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신경써야 한다”며 “현재의 저부담ㆍ저수가가 의료의 왜곡을 불러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급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젠 적정부담ㆍ적정수가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공급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을 성토했다.
김정곤 회장은 “의료인들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1차의료를 살리지 않을 경우 대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전문의가 많고 장비보급 등이 지나쳐 기본진료보다 다른 쪽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결국, 제도가 진료 왜곡을 불러왔으며 이젠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정부의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상견례에서는 건강보험재정과 수가현실화 등 큰 틀에서의 논의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