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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공정경쟁규약에 치이는 학회와 회원들, 불만고조

학회 등록비 등 인상, 예산 대폭 축소…대회 질 저하 우려도

공정경쟁규약의 학회부담금을 충당하기위해 학술대회의 등록비가 인상되자 회원들의 불만도 덩달아 고조되는 가운데 학술대회의 질 저하까지도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27일, 학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잇따라 인상되는 학술대회의 등록비와 연회비 때문에 회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학회의 회무운영을 위해 등록비 등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폭 절감된 예산안 때문에 자칫 학술대회의 질까지 저하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A학회는 공정경쟁규약이 실시되기 전인 2008년에는 등록비가 4만원~6만원 이었지만 올해 춘계행사 등록비는 5만원~10만원으로 최대 60%가 상승했다. B학회는 전문의의 경우 공정경쟁규약 시행 전 12만원이었던 등록비가 15만원으로 25% 올랐고 C학회 역시 전문의와 전공의들의 등록비가 각각 25%, 50% 올랐다.

D학회는 사전등록 안내문에 ‘이번 춘계학술대회부터는 공정경쟁규약의 학술대회 개최,운영 지원의 조항 중 학회 전체비용의 20% 이상을 회원의 등록비등 자기부담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조건을 감안하여 부득이하게 등록비를 인상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양해의 말까지 올렸다.

이같은 등록비 인상과 관련, 학회의 회원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매번 학회에 참석해 왔다는 한 개원의는 “개원의의 경우 학회 전일을 참석할 수 없는데 등록비는 매번 올라가 굉장히 불합리하다”며 “개원의 연수교육과 학회세미나를 분리해 하루 등록을 가능토록 하고 등록비를 낮춰 더 많은 회원의 참여를 이끄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외과계열의 한 전공의는 “학회에서 진행하는 필수 연수강좌를 이수해야 하는데 8회 과정에 무려 10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학술대회 등록비의 경우 전공의는 오르더라도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연수강좌에 학회에 이곳저곳 가다보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공정경쟁규약의 틀을 맞추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며 자칫 회원들의 참여율 저조와 학회의 질 저하를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모 학회의 관계자는 “등록비 인상과 관련해 항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학술대회의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회비 등 학회 자체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공정경쟁규약으로 업체들이 눈치를 보며 참여를 꺼려하는 것도 상당수라 회무운영이 가뜩이나 어려운데 회원들의 불만까지 고조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예전에는 등록비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이 학회를 다녔는데 지금은 여기저기서 반발이 들어오고 있다. 이러다가 학회에 참여하는 비율까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학회에서는 기존 십만 원이던 회원가입비를 올해부터 이십만원으로 100% 올리기도 하고 전시업체로부터 등록비를 받는가 하면 학술대회 기간을 예년보다 줄이거나 해외 연자를 다양하게 초청하지도 못하는 어려움에 부딪치기도 했다.

학회의 관계자는 “예산이 반 이상 줄어서 이번 해외 초청연자는 주로 아시아권에 한정됐다”며 “방만한 학술대회 운영을 압축시킨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학술대회 질의 저하까지 우려되는 건 상당히 염려스럽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다른 학회의 회장은 “밖에서는 학술대회 운영을 호텔에서 꼭 해야 하느냐고 지적하지만 실상 우리나라에서 학술대회를 열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대형병원의 장소 하나를 섭외하는 것도 예약이 꽉차 어려운 상황이다. 몇백~몇천에 이르는 참가자들을 수용할 공간과 주차장 시설을 갖춘곳이 많지 않다”고 막막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