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소송에서 상위제약사들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이번 주 그 결과가 드러난다.
4월 약가인하 고시 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의 가부결정이 2~3주 걸린다는 점에서, 늦어도 14일전에는 소장접수가 완료돼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일성신약, 에리슨제약, KMS제약, 다림바이오텍 총 4곳만 소장을 접수했다. 이들 업체는 매출수준이 일성신약 680억원(2011년), 다림바이오텍과 KMS제약은 각각 248억원, 130억원(2010년)으로 업계에서는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최대 80~100여곳의 회사가 일제히 ‘줄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제약협회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상위제약사들이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약가인하로 한 회사에서만 최대 200품목 가까운 피해를 입게되는데도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자칫 이대로 소송이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인사는 “명백한 피해에도 정부 눈치 때문에 전체 제약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부당한 정책을 받아들인다면 비겁한 모습이다. 이번 소송은 실리를 따지기 전에 업계 전체를 위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제약협회 전임 이사장단에 포함된 주요 상위제약사들은 일제히 소송참여를 결정지었지만, 이사장 선출결과에 반발하면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정부와 등지면서 소송에 참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없어졌다는게 결정적인 이유다. 더구나 혁신형제약기업 선정을 앞둔 상황에서 복지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길게 봤을 때 득될 것이 없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위제약사 가운데 로펌과 계약이 체결된 일부 업체는 소장접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소송에 참여하는 로펌 중 법무법인 태평양만 나선 상태기 때문에 나머지 김앤장, 세종, 율촌 등은 이번 주 접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오늘을 시작으로 이번 주 몇 회사가 추가로 소장접수에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