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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정 협의결과 발표에 의사들 반응 분분

협상단은 할만큼 했다 VS 더 나아진 게 대체 뭔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정협의를 도출함에 따라 의협 회원들에게 협의 결과에 대한 최종 수용 여부를 묻는 투표 결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협의안 도출로 의협이 24일 집단휴진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협의안은 협의안일 뿐, 20일 마감되는 투표 결과를 확실히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차 의정협의안에 대해 정부가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개별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며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두는 긍정적 반응과 1차 의료발전협의회 협의안과 달라진 게 없다는 부정적 반응이 현재 엇갈리고 있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13일부터 4일간 진행된 의정 협의결과를 17일 오전 건보공단 청사와 의협회관에서 각각 발표했다.

양측은 우선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내달부터 6개월 동안 시범사업을 시행한 후 의료법 개정안 입법 시 그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은 의사협회 뿐만 아니라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등 공급자단체가 참여하는 별도의 논의기구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건강보험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도 건정심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맞추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연내에 추진키로 하고, 의협과 공단의 수가 협상 결렬시 가입자와 공급자가 참여하는 중립적 ‘조정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공의수련환경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지난해 마련한 ‘최대 주당 88시간 수련(근무) 지침’이 과도한 여건임을 인정하고 단계적 하향조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독립된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가칭)’를 신설하고 전공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수련환경 평가 대안을 5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대체로 협상단이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
협의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많은 회원들은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지난 1차 의료발전협의회 결과 보다는 진일보됐다는 평가를 내리며 ‘그런대로 선전했다’는 분위기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무엇보다 정부와의 협상에서 문서화된 협의안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포함시켜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노 회장은 “지난번 1차 의발협 협의사항에는 구체적인 일정이 명시되지 않고 ‘추진하겠다. 논의하겠다. 개선하겠다’ 등 모호한 표현만 있었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협의사항과 함께 일정이 포함돼있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건정심 구조개편과 관련해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와 동수로 추천·구성한다는 원칙도 2014년 12월 이후 입법 발의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명시돼있다”며 정부가 협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한 의사회원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포함되는 등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1차 협의사항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진일보된 면이 있다. 이번 협의안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수련환경 개선방안 포함돼 전공의들도 환영
이번 대정부투쟁 집단휴진의 선봉에 나서 결집된 힘을 보여줘 대한의사협회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던 전공의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차 협의결과와 달리, 이번 의정협의안에는 PA합법화 저지와 전공의근무시간 개선 등 수련환경 개선방안이 구체적인 명시됐기 때문이다.

한 전공의는 “수련환경 개선방안이 그대로 반영되려면 많은 절차가 남아있겠지만 어쨌거나 개선방안이 이행사항에 포함됐고 이번 투쟁으로 전공의들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의협이 원격진료 시범사업 받아들여 불만 팽배
하지만 의정협의안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팽배하다. 무엇보다 의협이 가장 크게 반발해왔던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시행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다.

복지부와 의협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4월부터 6개월 동안 시범사업을 시행한 후 의료법 개정안 입법과정에서 그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 1차 의발협 협의결과에서는 정부와 의협 양측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고 추후 국회입법과정에서 개선을 논의하기로만 했는데 이번 2차 협의결과에서는 아예 시범사업 시행을 구체적인 날짜까지 정해 못 박아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번 의정협의 결과는 지난 1차 의발협 협의결과와 비교해서도 오히려 퇴보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회의론도 회원들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의사회원은 이번 결과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1차 협의 때보다 전혀 나아진 게 없다. 이번 투표에서 파업 찬성표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건정심 구조개선 역시 가입자와 공급자의 공익위원 수를 단지 동수로 맞추는 것만으로 수가결정구조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역시 이번 의정협의문 만으로 완전히 담보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모든 선택은 의정협의에 대한 최종수용 여부를 가리는 열쇠를 쥐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2차 의정협의 결과에 대한 긍정적 반응과 부정적 반응이 엇갈리면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데 이런 회원들의 정서가 투표결과에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 지 추이가 주목된다.

협의 결과에 대한 최종 수용 여부를 의협 회원들에게 묻는 투표는 협의문 발표가 있었던 17일 저녁 6시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20일 오전 12시에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