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홍콩과 더불어 미식의 천국으로 각광 받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싱가폴이다.

풍부한 해산물과 동서양의 다양한 향신료가 어울러진 싱가폴의 음식은 누구라도 매력을 느낄만하다.

그 다양한 요리들 중에서도 싱가폴을 방문해 본 사람들이 두고두고 그리워 하는 음식이 바로 '싱가폴 게요리'다.

청담동의 크레이지 크랩은 바로 그 싱가폴식 게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살이 달고 쫄깃한 머드크랩과 시원한 맥주 한잔을 곁들일 수 있는 케주얼한 게요리 전문점이다.

크레이지 크랩의 메뉴는 상당히 단순하다.

개성이 뚜렷한 '페퍼, 커리, 칠리, 버터 크랩'과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게튀김 '소프트쉘', 동남아식 볶음밥이 메뉴의 전부다.

화려한 메뉴리스트 대신 이 곳에서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단 하나, '진짜 싱가폴식 게요리를 현지의 맛 그대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싱가폴 출신 현지 주방장 두 명이 주방을 맡고 있는 것이나, 스리랑카산 살아 있는 머드크랩을 싱가폴로부터 직송해와 주문하면 바로 요리해 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곳의 음식을 제대로 즐기려면 우선 우아하게 먹겠다는 마음부터 버려야 한다.

먼저 나오는 페이퍼 타월로 손을 닦고, 왼손으론 덜어 놓은 게요리를 잡고, 오른손에는 준비된 게요리용 포크를 들면 식사 할 준비가 다 된 것이다.

게요리와 함께 나오는 싱가폴식 반찬도 왠지 친근한 느낌을 주어 반갑다.

매콤하고 깔끔한 맛의 '페퍼크랩'은 화끈한 맛으로 남성들에게 인기가 좋으며, 향이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의 '커리크랩'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동남아시아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은 '칠리크랩'을, 담백하게 '게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사람에겐 '버터크랩'이 괜찮다.

머드크랩의 진한 맛이 베어있는 소스를 볶음밥과 함께 먹는 것이 이 집의 음식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아무리 그래도 손에 묻히고 먹는 것이 영 부담스럽다 싶은 사람이라면 껍질까지 부드러운 게튀김, '소프트쉘'을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국내에서는 흔치 않게 진짜 소프트쉘을 사용하는데, 게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부드러운 맛이 매력적이다.

이층까지 연결되어 시원한 천정이 돋보이는 내부의 모습은 상쾌한 느낌마저 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이층은 일층의 모습과 달리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모임을 갖기에 적당해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테라스 자리도 인기가 높다.

청담동에 있지만 음식의 양과 가격은 꽤 합리적인 편이다.

거추장스러운 코스요리를 정할 필요도 없이, 다섯 가지 크랩 중 하나와 식사거리만 주문하면 되니 여러모로 간단하다.

뭔가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가벼운 기분으로 찾아가면 괜찮을만한 곳이다.

내숭을 떨며 점잔을 빼야 할 상대를 접대하는 때만 아니라면 말이다.

전화 : 02-3448-5691~2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84-6
 
영업시간 : 10:00 ~ 23:00
 
찾아오시는길 : 학동사거리에서 갤러리아백화점 방향으로 150m 정도 가다보면 오른쪽에 위치(구 베르사체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