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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공단, 심평원 구매자론에 한숨…노조만 믿는다?

심평원 행사 사전에 알고도 저지 못해, 결국 복지부 승인


심평원의 잇따른 구매자론 행보에 건보공단 경영진이 침묵하는 대신 공단노조가 나서 전면적으로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오는 8월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최하는 국제행사(세계 보건의료구매기관 네트워크 구축)를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 양 기관이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심평원이 이번 행사를 개최하면서 외국 보건당국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이 보건의료 Purchaser(구매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함에 따라 보험자인 공단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 공단은 심평원이 마치 자신들이 보험자인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심평원은 또다시 지난 15일 보건의료 국제 네트워크 관련 내부 게시판 게재 내용을 공개해 공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심평원은 Purchasing에 대해 “재화 또는 서비스 취득과정에서 나타난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조건들에 대한 조정 및 조율하는 과정을 포함한 연속된 기간 동안의 구매과정이자 국가가 집합적 계약 형식을 빌려 공적 서비스를 취득하는 과정”이라고 사전적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가 모든 보건의료를 관장하는 Purchaser인데 전문성과 관리의 효율성을 고려해 Purchasing의 주요 기능을 별개의 독립된 기관인 공단과 심평원이 나누어 위임·위탁하고 있다는 것.

즉, 공단은 Purchasing의 기능 중 건강보험가입자를 모집하고 관리하며,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자(Contracter) 지위를, 심평원은 계약조건을 조정·설계, 사후적으로는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그 적정성 여부를 심사·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조정자(Moderator) 지위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심평원이 자신들이 Purchaser(구매자)라는 입장을 번복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공단은 상당히 불편한 기색이지만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아직 한번도 관련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을 정도다.

심평원의 공격에 침묵하는 공단 경영진 대신 공단 노조가 심평원 공격 전면에 나선 모습. 공단 노조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에 보험자가 두 개인 것처럼 알리는 국제 사기극이나 다름없는 초호화판 국제행사를 취소하라”고 심평원을 압박했다.

노조는 “요양급여 심사평가 업무를 하는 심평원이 자신들을 50조원이 넘는 건보재정 관리자로 둔갑시키는 국제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시스템을 왜곡·부정하고 혼란을 주려는 것”이라고 심평원을 비난했다.

공단 노조의 “심평원이 보험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성명 내용은 공단이 심평원에 갖고 있는 전반적인 정서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단 노조는 심평원이 지난 3월 18일과 26일에도 국제행사를 취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공단 경영진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노조만이 비난의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이번 심평원 국제행사 개최를 공단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심평원 이사회에서 ‘2015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을 심사하면서 이번 국제행사 안건도 함께 의결됐고 이 자리에는 공단 상임이사도 배석했으며 이후 지난 1월 5일에는 보건복지부 승인까지 마쳤다. 공단과 심평원 모두 이사회 안건으로 특정 사안이 상정되려면 복지부와 협의하도록 되어있다.

여기에 지난 임시국회 이후에도 심평원과 공단이 이번 국제행사를 복지부 후원 형식으로 공동 주최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은 다만 “한국어로 구매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되, 영문(purchasing) 사용방침을 전달했고 기구명칭과 관련해서는 오는 8월 예정된 회의 시 공식적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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