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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폐암학회, 담배소송 지원 요청 받은 적 없어

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승소는 어려울 것


대한폐암학회가 현재 건보공단과 담배회사들 간에 진행 중인 담배소송에 대한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공단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문준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충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21일 서울밀레니엄힐튼에서 개최된 대한폐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 브리티시아메리카토바고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500여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5차 변론까지 이어졌고 오는 10월 16일 6차 변론이 예정돼있는 상태.

흡연과 폐암에 역학관계가 있다는 공단의 주장에 담배회사들이 반박하자 대한역학회와 대한예방의학회는 최근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가 명확하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공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대한폐암학회가 건보공단으로부터 지원 요청조차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한폐암학회는 폐암과 관련된 모든 진료과의 국내 의사들이 모여 설립된 국내 최대 폐암관련 다학제학회다.

폐암학회 임원들은 담배소송에서 공단이 승소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조문준 이사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담배소송이 수차례 진행됐지만 대개 담배회사가 승소했다”면서 “이는 담배가 폐암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는 논거뿐만 아니라 담배회사들이 수십년 동안 축적해온 자료를 토대로 적극 반박한 것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정선 홍보이사(인하대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개인적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 “담배가 폐암 의 가장 큰 원인인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를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어 개인적 건강문제인지 사회적 책임 문제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개인건강문제로 판단했기 때문에 담배회사들이 승소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생각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 폐암환자가 연간 2만2000여명이 발병하고, 약 1만7000명이 사망해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의학계에 따르면 폐암의 원인 중 70%는 흡연으로 인한 것이고 나머지 30%는 이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준 이사장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의 가장 큰 이유는 조기발견이 안되는 것”이라면서 “폐암말기환자의 완치율은 5%밖에 되지 않지만 조기발견 시 완치율은 50%를 돌파한다”고 폐암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선량 CT 폐암검진, 반드시 국가 암검진에 포함시켜야
대한폐암학회는 국가 암검진에 저선량 CT 폐암검진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혔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대해서는 무료료 검진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사망률 1위 암인 폐암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촬영을 통한 사망률 감소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한폐암학회 임원들은 “30년 이상 흡연한 55세 이상 고위험군들에게만이라도 저선량 CT를 폐암검진에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문준 이사장은 “고위험군에게 매년 저선량 CT를 이용한 선별검사를 실시할 경우 사망률을 줄인다는 근거가 입증된 만큼 반드시 국가 암검진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립암센터 국가암검진권고안 제정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폐암검진 권고안(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권고안은 “고위험군에게 매년 저선량 CT를 이용한 선별검사가 폐암사망률과 전체사망률을 줄인다는 수준 높은 근거가 있다”면서 “16채널 이상의 다중검출기를 구비하고 일정한 경력을 갖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는 의료기관에서 저선량 CT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특히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세수가 2000억 정도 더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위험군에 대해 저선량 CT를 실시하는 데 필요한 소요예산 역시 2000억원 정도”라면서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세수를 여기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문준 이사장은 “전문가들은 국가암검진에 저선량 CT를 포함시키는데 필요한 예산이 2000억원이 아니라 5000억원이라도 효과만 확실하다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학회 차원에서 전국의 폐암치료 병원의 데이터를 수집해 저선량 CT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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