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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에서 보는 호스피스연명의료법의 문제점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김대균 보험이사 인터뷰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시행규칙이 지난 3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입법예고됐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8월 4일부터, 연명의료결정은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의료계는 법안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메디포뉴스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김대균 보험이사(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를 만나 최근 학회가 복지부에 제출한 입법예고 의견서 및 질의서를 중심으로 법안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적용 대상·말기판정


핵심은 이 법을 누구에게 적용하느냐이다. 법학자마다 다르다. 법학자문 받았던 교수 중에는 그냥 임종과정에 있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될 수도 있다고 하고, 다른 교수는 사전계획서 쓴 사람에 한해서만 된다고 해석한다. 이게 얼마나 큰 차이냐면 계획서를 안 쓰고 DNR 받고 된다고 하면 이 법 적용될 사람이 정말 적다. 한편으론 그렇게 적은 사람을 위해 이 법을 만들었을까 의문이다.


지난 4월 심포지엄에서 이슈는 하위법령에 대한 의견을 받겠다는 것 이었지만 법을 안 바꾸면 아무리 하위법령이 바꿔도 해결 못한다. 연명의료와 관련해서는 일반 급성기 병동과 호스피스 병동의 이슈가 좀 다르다.


호스피스 병동의 이슈의 핵심은 말기판정이다. 의사 2인의 판단 필요한데 호스피스병동에는 의사 2인 있기 어렵다. 우리는 1인으로 해달라는 요구이다. 시행령, 시행규칙으로 바꿀 수 있는 문제인지 법을 바꿔야 하는지 법 적용 대상을 명확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달라는 것인데 복지부가 임상진료지침서에 포함할지는 미지수이다.


학회는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을 제출했고 복지부는 회신서를 준다고 했다. 다른 단체들도 의견 많이 냈는데 90%가 법을 바꾸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법을 바꾸는 것은 안냈다. 학회에서는 법 시행 후 문제가 계속 생길게 뻔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개정안을 준비할 것이다.


▲자문형 호스피스


제일 크게 바뀔 수 있는 것이 8월부터 법이 시행되면 현재의 병동형, 가정형외에 자문형도 생기는 것이다. 호스피스병동으로 가지 않고 일반 급성기병동에 있으면서 완화의료팀이 컨설팅한다는 취지인데, 학회의 큰 걱정은 정부가 과연 걸맞는 준비를 하고 있느냐다. 제대로 되려면 장비, 시설뿐만 아니라 인력이 필요한데 기존 호스피스팀이 있는 병원은 그 팀이 가서 하면 되지만 업무량이 과다해지는 문제가 있다. 또 의사, 사회복지사는 추가가 없고 간호사만 추가하는데 의사는 지금도 병동, 가정, 외래 자문까지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자문을 제공할 정도의 전문팀이 될 수 있을지, 8월 시작인데 그 사이 교육 몇 시간 받고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에 쫓겨서 시작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호스피스병동 있는 병원에서 자문형 하는 것과 달리 자문형만 있는 병원도 호스피스 전문의료기관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다. 자문형 호스피스만 하면 돌봄 받은 환자들의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취지와 달리 자문형이 환자들의 조기퇴원 상담역할로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있다. 병원의 니즈와 환자의 니즈가 일치하지 않는다. 수가 이야기를 하자면 시범사업을 곧 시작하는데 아직 안이 없다. 이번달 말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3개월은 준비에 충분하진 않을 것 같다.


자문형 호스피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호스피스에 대한 거부감을 자문형이라는 형태로 되면서 덜 가지는 것인데 비암환자, 간경화환자가 자문형 이용 위해 말기라는 진단 받아야 하고 동의서를 써야 한다면 이용 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자문형 호스피스만큼은 호스피스를 이용할 때 신청서를 면제해달라고 의견을 냈다. 암보다 비암환자에게 중요한 것이 자문형인데 서비스가 제대로 되느냐를 얘기하기 이전에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진입장벽을 줄여줘야 한다.


▲호스피스 허용·DNR·사망 시 보고


호스피스와 관련, 환자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기록 열람, 사본 발급 요청시 구비서류가 친족관계 증명서류인데 환자 자필서명과 위임장까지 확대해야 한다.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연락 안 되거나 혹은 개입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가 힘들어 호스피스 입원을 하기 위해 의무기록을 떼러 갔더니 친족 증명하라고 해서 못했다. 말기진단서 떼려면 위임장만 있어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스피스 이용이 처음부터 막히게 된다.


연명의료계획서에 호스피스 이용안내 부분이 있다. 호스피스 이용의향 유무를 쓰는 부분 있는데 무의미하다. 연명의료계획서에 의향 있다고 쓰면 모든 임종기환자는 호스피스로 가서 뭔가 할 수 있게 해줘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안내를 원하는지 유무로 바꿔 원하면 호스피스에 대해 설명하는 쪽으로 제안했다.


의견서와 함께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의서도 보냈다. 의사 2인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DNR 동의서만 받고 환자가 사망하면 처벌되는지 의사들이 가장 궁금해 한다. 호스피스에 온 환자라면 이미 연명의료의 유보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다시 의사 2인의 임종과정 판단절차를 밟고, 환자 의사표현이 불가능하다면 모든 가족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되니 호스피스 온 사람들은 의사가 연명의료계획서를 결국 안 쓸 것이다. 연명의료계획서를 사전에 쓴 환자라고 하더라도 DNR만 받으면 자연스럽게 임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행통보 문제도 있다. 모든 환자는 연명의료 결정과정 후 사망하면 즉시 연명의료 결정기관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미보고시 처벌되는데 행정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것이다. 이미 이행한 것으로 의무기록을 남기면 되지, 그걸 보고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행정절차다. 불필요한 행정절차 많으면 이 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꺾인다. 규제 위주가 아닌, 환자 자율성을 존중하고 무의미한 연명치료 감소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록으로 남기면 된다. 일일이 전산보고하는 목적 자체가 불투명하다. 복지부는 의사를 오히려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확인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의무기록을 확인해도 가능하다.


말기진단 의사 소견서 작성시 전공의는 담당의사 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견은 없다. 말기진단이야 급박한 상황이 아니니 담당 전문의가 하는 것이 맞는데, 임종과정 판단은 말기진단과 달라서 시급성, 긴급성 있다. 멀쩡하던 환자가 몇 시간 후 긴박한 상황 생기는데 호스피스 병동 환자 제일 많이 죽는 시간이 새벽이다. 밤에 당직 서는 전공의가 있는데도 임종과정 들면 주치의, 전문의 1인 또 와야 한다. 그렇게 하면 어느 호스피스 병동도 이 절차를 안할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에 당직근무중인 전공의는 임종과정의 판단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을 하위법령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윤리위·처벌조항·시범사업


윤리위원회와 관련해서는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병원 중 큰 병원 아닌 호스피스만 있는 병의원급은 윤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느냐 문제가 있다. 여력이 없어서 거의 불가능하다. 윤리위를 설치 안해도 된다면 공용윤리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른 병원에 위탁도 가능하다. 문제는 위탁에 협조적일까? 법에 위탁 거부할 경우 규제할 조항 없으면 의미없는 내용이다. 일반 민간의료기관 어렵다면 공공의료기관이 하는 공용윤리위만이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 안되면 작은 병원의 윤리위 기능이 불가능할 것이다.


처벌조항은 법률전문가의 해석 없이도 모든 의료인들이 쉽게 해당조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법학자들마다 법 적용 여부, 처벌 해석이 달라서 혼란스럽다. 또 법을 바로 적용하지 말고 인프라가 좋은 상급종병, 공공병원을 대상으로 2월 전까지라도 시범사업을 해보자는 것이다. 문제 생기고 심각하다면 법 발효 전이라도 개정해야 하고, 아니라면 일부 가이드라인을 통해 수정이 가능하면 수정해 내년 2월에 제대로 해야 한다.


시범사업 없이 바로 적용하면 의료현장에서는 환자가 최대한 사망 직전까지 버틸 것이다. 말기진단을 안한다, 임종기 판단도 사망 직전에 하고, 환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없어 가족에게 묻고, 심폐소생술 원하냐고 묻고, 유보하고 유보했다는 사실만 보고하면 끝이다. 어느 의사라도 말기환자 앞에 앉혀놓고 임종 머지 않았으니 어떤 의료행위 할지 안할지 얘기하자는 것 너무 어렵다. 훈련이 많이 필요하다. 2월부터 바로 하긴 힘들다.


서구권과 다른 우리의 정서와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 환자 자기결정권을 확대하는 방향은 맞지만 환자 중에는 자기결정권 못지않게 감정적 교감, 가족과의 교류를 소중한 가치로 느끼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자식들이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게 꼭 무책임한 것이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전면 시행 이전에 시범사업을 통해서 홍보도 좀 되고 여론에 대한 환기도 되고 병원, 의료인이 준비할 시간도 줘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핵심은 연명의료결정법이 적용되는 환자의 개념이 법에 보면 모든 질환이라고 돼 있지만, 그게 과연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환자만 해당되는지, 안한 환자도 포함되는지 명확하게 법해석이 돼야 한다.


▲보조인력 배치기준·중앙호스피스기관


간호사는 호스피스 병동 10명당 1명 배치인데, 연명의료결정법 후속조치로 호스피스분과위원회 설치 시 복지부, 민간위원 만장일치 권고가 7대 1이었다.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법에 10대 1로 바꾼 근거는 간호사를 갑자기 많이 뽑아야 해 수급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간호사 뽑기 힘들다며 수급문제 얘기하는데, 15병상 이하인 경우에는 이대로 10병상으로 가게 되면 지금보다 전혀 나아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법을 이렇게 만들어버리면 운영자들은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하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업무는 늘어날 것이다.


야간 2인 근무조항이 합의안에 있었다. 설령 규모가 작아서 낮에는 1,1 근무해도 나이트 근무는 2명 줘야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법이 그렇다. 호스피스병동에서 밤에 많이 사망하니까 임종 확인, 시신 정리 등을 하는 2시간동안은 아무 일도 못한다. 그 시간에 다른 환자는 방치되니까 그런 것이다.


호스피스병동의 최대 문제 중 하나가 간호사 교체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다. 내 환자가 다 죽으니까 심리적으로 소진된다. 번번히 인력이 교체 되니 숙련도도 떨어지고 한번 들어올 때마다 법적 교육 60시간도 받아야 한다. 이직 안하게 하려면 인력기준을 10대 1에서 최초 합의했던 7대1로 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29대1로 배치하는데 수가에 따르면 환자 12명당 1명 있을 때 상담수가를 인정한다. 12명 정도를 최대치로 본 것이다. 수가는 그렇게 인정하는데 29명당 1명만으로 하면 병원은 29명당 1명만 뽑을 것이다. 사회복지사 1명이 25병상, 20병상 다 봐야한다. 사회복지사가 15~17명까지 상담하면 하루 일과가 다 간다. 사회복지사는 상담 뿐 아니라 지역사회 자원을 발굴, 연계해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 후원금도 연계해주는 일도 한다. 혼자 절대 불가능하다. 학회 안은 최소 20대 1까지는 해달라는 요구다.


기본적으로 이 법은 호스피스를 연명의료와 분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많다. 호스피스병동에서는 연명의료법을 제대로 이행할 수 없다. 의사 1인이 어떻게 지키나. 다른 의사 1인 더 필요한데. 호스피스는 예외로 하든가, 이미 호스피스 한다는 것 자체가 적극적 연명의료를 유보한다는 개념이니 예외로 해주고 조속히 법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중앙호스피스기관은 복지부가 노코멘트 중인데 안이 나왔어야 한다. 8월부터 법 시행되면 중앙기구가 설치되고 인력이 있어야 한다. 호스피스 종사자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기관이 하든 전문의료기관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어려움도 안다. 아니면 복지부가 별도의 과를 중앙에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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