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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첫 발 뗀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 나아갈 방향은?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의료정책 세션 개최 ①



올해부터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진행된 가운데, 향후 진행에 있어 보완할 점 등이 공개됐다.

2024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가운데, 첫 날인 19일 의료정책 세션이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됐다. 이 날 첫 번째 세션에서는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시범사업 운영 사례가 소개됐다. 

첫 순서로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정책 2.0 기획단장)가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 방향 및 사업수행 계획’에 대해 밝혔다.

특히 연구분과의 업무들이 소개된 가운데, 첫 과제로 ‘권역센터의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레지스트리’ 운영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2022년 기준 연간 암 연구 예산이 약 860억원인데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분야 연구비는 43억원에 그친다”면서 “이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고 연구해야 한다는 근거를 만들면 충분히 늘어날 수 있기에 이 부분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레지스트리에 뇌졸중은 매년 1만명 레지스트리가 등록되는 가운데, 심근경색증은 권역센터 레지스트리에서 약 4000명 정도가 등록됐다. 그러나 논문이 이쪽에서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연구분과의 사업 중 기존 레지스트리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운영관리 지속을 위해서는 △등록사업 모니터링 및 데이터 질 관리 △등록사업 담당 코디네이터 입력 교육자료 작성 △등록사업 통계보고서 발행 △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평가지표 연례 산출 지원 및 사업성과 분석 등이 제시됐다.

또 지역센터 및 외과계 레지스트리 구축 및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센터 지정에 따른 레지스트리 구축 운영 △외과계 레지스트리 확대 구축 등이 언급됐다.

아울러 레지스트리 R&D 사업개발 추진 및 심뇌혈관 질환 정보시스템 구축 지원을 위한 세부 과제로는 △필수중증 심뇌혈관질환 극복 연구개발사업 추진(R&D 추진) △심뇌혈관질환 정보시스템 구축 지원 등이 제안됐다.

이해영 교수는 “순환기내과 분야와 뇌졸중 분야를 비교해보면 뇌졸중 쪽에 대한 정책이 압도적이다. 또 순환기내과 의사들은 실제 집계보다 여섯 배 정도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MI만 집계되고 있다.”면서 “신경외과는 권역, 지역기관에도 전문인력이 가능해 대립이 심하고, 흉부외과는 아예 인력이 없다. 재활의학과는 어느 정도의 재활 치료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또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월성, 중립성,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동아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박종성 교수(부산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심혈관센터장)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기반 응급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 진행 사례’를 주제로 부산에서의 시범사업 경험을 소개했다. 

먼저 박 교수는 “사업대상 사례들 중 중재시술을 위해 불필요한 병원간 전원이 이뤄진 사례는 단 3건에 불과하다”며 병원 전단계 심근경색 진단/이송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응급실로 후송되는 흉통환자의 10% 정도만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다. 양성예측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선별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급성기 뇌졸중은 전조증상 등으로 인해 양성 예측도가 85%에 달하지만, 뇌졸중은 선별도구가 없다면서, △쥐어짜거나 찢어지거나 뻐근한 느낌 등의 흉통이 나타나고 △흉통의 위치나 강도, 시간 △식은땀이 나거나 혈압, 맥박 수 △병력 △심전도 ST분절의 변화 등의 조건을 통해 양성 예측도를 30%는 달성해야 환자 수용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산업 전후 후송경로에 따른 재관류시간에 대한 차이를 보면, 병원간 전원이 있었던 환자군 대비 1차 후송 및 자가 방문 환자군은 110분이나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협력병원에 대한 지원책의 부재와 병원간 전원 핫라인이 있음에도 기관네트워크 사업 평가지표가 아님을 지적했으며, 재관류 치료 불가능 병원에서 센터로 전원하는 과정에서도 취약지역에는 심장내과 전문의가 없고, 119 구급대를 사업에 참여시키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 역시 기관네트워크 사업 평가지표에서는 소외돼있다.

끝으로 “응급실 전담인력의 수와 응급의료 기관별 환자 수용능력은 비례한다”면서 “응급실 단계에서의 환자수용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기관네트워크 사업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오성진 교수(경기 서북부 심근경색 인적네트워크 책임전문의)는 ‘심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진행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오 교수는 “현재 핫라인 전원 수용률은 100%를 유지하고 있다”며 “STEMI 외 모든 환자를 수용하고 있으며, STEMI 외에도 모든 심장 관련 환자들이 이번 네트워크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이 시술받은 환자 건수에 비례하는 것이 아닌 일괄지급 돼 n분의 1로 지급된다. 이렇게 되면 의사들이 아무리 좋은 의지를 갖고 있어도 힘들다. 내년에는 꼭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하면서 “책임 전문의에게 일단은 사전 지원금을 지급을 하고 책임 전문위의 책임 하에 그것들을 성과별로 분배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했다.  

또 “병원 간 전원에서는 119가 아닌 사설 구급차가 이용돼 이 과정 동안 환자의 안위가 보장되지 않는다. 또 이 과정에서 수용 등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전화통화가 필요하고 이렇게 환자가 오는 동안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라며 한계를 전했다.

이어 “구축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 각 의료원에서 AI 솔루션들을 사용해, 해당일 당직 전문의와 저절로 연결된다. 엑스레이, 바이탈 등의 기록을 다 볼 수 있고, 이송을 수락 후 중환자실 상황을 살펴보면서, 중증도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중증도가 낮은 환자를 선별해 일반 병실로 옮겨 자리를 마련하다. 자리가 조정돼 이전 병원에서 출발하게 되면 메시지도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는 전화만 이용하다가, 이러한 플랫폼을 이용하게 하려면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플랫폼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만간 네트워크에서도 전체회의를 소집해 시뮬레이션 등 여러 노력을 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는 “현재는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이번에 좋은 사례를 만들어줘야 다음에도 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결국 상당부분이 민간에서 감당하고 있는 기형적 형태이기 때문에, 경북 북부나 제주도 등 공백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 이번에 좋은 사례를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염원을 표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조윤경 교수는 “어플을 이용한 환자 의뢰 시스템에 접속해보니, 각 의료진마다 혈압, 바이탈, 심전도 등 환자에 대해 궁금한 다양한 정보들을 니즈에 맞춰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어플의 존재와 장점에 대해 많은 홍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이상엽 교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즉 정부가 움직이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료들이 필요하다. 자료들을 만드는 데에 많은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순환기내과 의사들이 응급의학과 쪽으로 영역을 넓혀서 자료를 만들고, 후배들을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해, 업무 부담이 크게 느는 반면 보상은 없어 현재 같은 상황에 서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심장내과 서존 교수는 “의사들의 네트워크는 좋아지고 있지만 공무원 또는 행정기관, 유관 부서와의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보다 보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그래야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들이 이뤄진다”고 제언했다. 

좌장을 맡은 충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는 “119 구급대에서 심전도와 POC 기기만 있어도 트리아지(응급상황 시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환자분류체계)가 완전히 달라진다.”면서 현재의 시스템은 119 구급대 내에 환자를 선별할 능력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AI가 100대 있더라도 환자를 놓치게 돼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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