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보건지소 본인부담금 ‘꼼수’… 건보재정 줄줄 샌다

65세이상 노인무료-6일처방 1100원 “악용 심각”

의약분엽 예외지역에 해당하는 시골 보건지소에서 취약계층을 위해 시행하는 정책이 여전히 악용되고 있지만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본인부담금 전액을 면제해 주는 제도는 과다한 약 처방을 요구하는 일부 민원인들 때문에 의약품의 오남용과 폐기의약품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와함께 6일치의 약을 처방받아가면 1100원만 내는 제도를,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 악용하면서 단돈 5500원에 한달 치 고혈압 약을 받아가는 등의 실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의약분업이 인정되는 시골지역 보건지소에서 근무를 해온 공중보건의사 A씨는 "그간 시골의 썩은 보건의료 현장을 수없이 보고 느꼈다"며 "개선돼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65세이상 본인부담금 무료와 6일 단기처방의 악용"이라고 꼬집었다.

A공보의를 비롯한 보건지소 지역 현장에 따르면 약이 무료로 지급되다보니 감기약 등을 필요 용량보다 더 많이, 자주 처방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만성화 돼있다.

이렇다 보니 의약품의 오남용과 폐기의약품이 증가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만일 요청대로 약을 지급하지 않으면 민원이 발생하다보니 무조건적인 무료처방이 관행화됐다.

뿐만아니라 이 제도는 취약계층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서도 악용되고있다.

대형자가용ㆍ외제차를 끌고 와 약을 처방받아가는 현실은 예전부터 지적되어 온 상황이다.



이렇게 본인부담금 전액 면제로 30일 치의 약을 처방해 갔을 경우 총 진료비는 4만 2770원이 나온다.

이중 조합부담금, 즉 건강보험재정에서 나가는 금액은 2만 9970원이며, 본인부담금 1만 2800원은 지자체의 예산에서 나간다.

6일치 처방에 대한 본인부담금 1100원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A공보의가 제보한 바에 따르면 실례로 70세 여자환자가 고혈압 등으로 6일씩 약을 처방받아가고 있다.



이 경우 총 진료비는 1만 1570원이며 이중 조합부담은 1만 470원, 본인부담금은 1100원이다.

그런데 이 환자가 실제로는 옆 광역시에서 시가가 몇 억에 이르는 아파트에 주소를 가지고 있다.

주소지가 해당 지자체가 아닐 경우에는 본인부담금을 전액 면제해주지 않으므로 이 환자는 6일씩 5번 고혈압에 대한 약을 끊어 타가면서 한달동안 5500원만을 부담한다.

만일 이 환자가 30일치의 약을 한꺼번에 처방받는다면 1만 2800원의 본인부담금을 내야하지만, 6일씩 5번을 처방받으면 똑같은 30일인데도 본인부담금은 5500원이다.

이에따른 조합부담금 또한 30일치 2만 9970원에 비해 6일치씩 5번의 경우가 5만 2350원으로 훨씬 높다.

A공보의는 "혈세가 줄줄 세어나가고 있는 꼴"이라면서 "건보재정이 적자라고 아우성인데 시골 보건의료현장에서는 이처럼 공짜제도를 악용하는 실태인데도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