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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체계적 지원 필수적인 의료기기 R&D, ‘10개 성과’ 발표한다

제16회 의료기기의 날 인터뷰 ③ - 의료기기 ‘R&D(연구개발)’ 파트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기부·산업부·복지부·식약처 출연 기관으로서 규제 통과부터 시장 진출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범부처사업단)이 2020년 출범, 어느덧 4년차를 맞았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의료기기의 날’ 행사는 26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후원,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주관으로 개최된다.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매년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번갈아 행사를 주관, 개최하고 있다.

‘의료기기의 날’ 행사에 앞서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의 주선으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 관련 인물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연구개발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인 범부처사업단의 김법민 단장을 22일 범부처사업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의료기기의 날 개최에 대한 격려 말씀 및 소개 부탁드린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의료기기의 날’ 행사 개최를 축하드린다. 작년에 법정 기념일 지정 발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빨리 지정이 됐으면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의료기기협동조합과 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의료기기 산업 발전 관련 좋은 계기를 마련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는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리 학생들이 가고 싶어할 만한 의료기기 기업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그래서 몇 년에 걸쳐 사업단 기획을 했고 사업단을 출범, 지난주에 만 3년이 됐다. 

햇수로 4년차, 이제 막 중간단계에 들어섰는데 산학연병에서 여러 기관들이 많은 지원과 관심을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기의 날이 곧 지정이 되겠지만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하는 데 우리 사업단도 어느정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차원에서 앞으로도 여러 기관들과 더 많은 협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Q. 2020년 사업단 발족 후 그동안의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마침 내일(5월 23일) 사업단에서 중요한 행사가 열린다. 사업단에서는 식약처 과제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451개의 누적 과제를 지원하고 있는데, 그 중 10개의 대표적인 성과를 소개하는 ‘성과 보고회’가 처음으로 개최된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가 4천 개가 넘었다. 그중에는 의료기기 경험이 많은 기업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지만 이해도 부족 측면에서 실패 사례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5월 초에 10개의 대표 성과 과제를 선정했고,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성과들인지를 국민 대상으로 홍보하고자 한다.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개최되며, 정부 및 국회에서도 방문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어쨌든 현재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좋은 결과가 예상되는 10개 과제를 선택해 발표드리는 것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또 R&D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성과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Q. 그간 사업단 운영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기존에 없었던 조직을 만드는 것에서 오는 어려움이었다. 물론 이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같은 사업단 형태의 기관은 있었지만, 의료기기 쪽에서는 이런 큰 규모로 시작된 사업단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바닥에서부터 현재의 조직을 갖추고 안정화되기까지 꾸려오는 것이 관리 측면에서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또 하나의 어려움이라면 우리나라에 굉장히 다양하고 좋은 의료기기 기업들이 있는데,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아직은 신생 기업으로서 의료기기 사업화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지원 기관에서 그 기업들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사업화 성과를 위해 필요한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돕는 것에 많은 인력을 동원해야 했는데, 이 부분도 굉장히 힘든 과정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업단 구성단을 포함해서 정부 부처, 규제기관인 식약처, 첨단복합단지를 포함한 시험 기관, NECA, 심평원, 건보공단까지 많은 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효과적으로 기업들을 도와줄 체계를 갖춰야 했다.

의료기기 품목도 워낙에 많기 때문에 각각의 특화돼 있는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컨설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 그럼에도 지금은 상당 부분 안정되면서 여러 형태로 여러 단계에 걸쳐 지원이 진행되고 있고, 남은 절반의 기간 동안에 성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정부 지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지?

저도 20여 년간 의료기기 R&D(연구개발)을 하던 교수로서 의료기기 R&D가 지금처럼 진행되면 안되겠다는 각성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거기에 과기부, 산업부, 복지부 등 정부 관계자 의견이 일치돼 사업단이 만들어졌다.

기존의 지원 형태가 사업단을 만들고 그냥 과제가 잘 마무리되는 것에만 집중을 했다면, 저희는 중간 과정에 진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단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정부가 해야될 일은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의료기기 R&D의 거버넌스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사업단을 만들고 이렇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라, 의료기기 R&D는 이런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없이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특화된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정부 지원이 이런 쪽으로 집중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기업과 규제기관과의 중개 기관 역할은 어떻게 수행했는지?

기업을 지원하는 9가지 형태의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그중 가장 수요가 많고, 강하게 지원하고 있는 분야가 중개 기관 역할이다. 앞서 경험이 적은 기업들이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경우 의료기기 분야가 아닌 쪽으로 만들거나 규제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전에는 탐색형 임상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한 고민없이 진행하다가 마지막에 문제가 생겨서 사장돼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래서 저희는 R&D 단계에서부터 규제에 관련된 것을 점검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많이 강조했다.

그래서 ‘제품화 지원 거버넌스’를 만들어 통합 포럼을 연간 여러 번에 걸쳐 개최했고, ‘규제기관 전담 데스크 활성화 협의체’를 만들어서 식약처, 심평원, 네카(NECA), 첨단 복합단지 규제 전문가 분들이 참여해 2달에 1번씩 모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업으로부터 온라인과 전화로 규제 문의 관련 수요를 받으면 사업단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걸러준다. 그중에서는 규제기관에 물어볼 필요가 없는 내용도 많다. 검토를 하고 필요시 기관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형식으로 2022년 말까지 192건의 상담을 완료했다. 

사업단 출범과 동시에 조직된 식약처 사전상담과에서도 적극적으로 기업과의 면담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과장님이 오셔서 기업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총 14개 기업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제가 최근 열린 식약처 규제 포럼에서도 드렸던 말씀인데, 연구자 입장에서는 규제 관련된 이슈를 대비하고 싶어도 어디에 가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중간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료기기에 관해서는 저희 사업단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

또 작년에는 5가지 분야에 대한 규제 마일스톤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시를 했다. 각 단계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 체크할 수 있게 만들었고,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중이다.


Q. 그간 지원한 의료기기 과제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내일 성과발표회에서도 다루겠지만, 그간 사업 내역을 총 4개로 나눴다. 첫 번째는 글로벌 경쟁 확보 제품 분야로서, 초음파, 치과, 광학의료기기, 엑스레이, 체외진단기기 등 이미 산업 기반이 있는 상품들에 대한 명품화과정을 지원했다.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걸맞은 새로운 제품 개발 분야다. AI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기기, 아이오닉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개발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세 번째는 의료 공공 복지와 관련된 제품군이다. 휠체어 등 일상생활에서 사회 소외계층,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돕기 위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그룹이 있다. 장애인 의지 보조기 같은 경우에는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로봇 의족도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기가 아니다. 장애인 분들이 값싼 외국 제품을 많이 쓰고 있는 현 상황을 바꾸게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과 4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를 했고, 다음주에는 공단과 개발 기업이 만나 새롭게 개발되는 사업에 대한 수가를 배정해줄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건보공단도 새로운 기준을 받아들이고 수가 체계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행사를 열게 됐다.

10대 성과가 내일 발표가 될텐데, 그중에는 코로나 시기 우리나라에서 확보할 수 없었던 에크모의 국산화 제품 등 두경부 PET 장비, 인공췌장 인슐린 펌프, 인공지능 MRI 진단 보조기기, 전동 의수 등 높은 퀄리티의 제품들이 포함돼 있다. 이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제품도 있으며, 우수한 품목에 대해서는 임상학회에도 적극적으로 연결시켜주고 있다.
 
Q. 디지털 헬스케어(디지털 치료기기) 및 비대면 진료 규제에 대한 생각은?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를 기존의 의료기기와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것은 극히 일부분만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독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있지만, 기존의 헬스케어와 결합돼 사용하는 것이 많다. 

루닛이나 뷰노 같은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이 시장 진출이 어려웠을 때 국제적인 하드웨어 기업들과 결합해 매출을 발생시킨 것이 불과 작년, 재작년의 일이다. 이런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과도 결합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었다. 결국 디지털 헬스케어는 모든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분야라고 본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기존의 법으로는 시장 진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독일의 DBG 법 또한 위해도가 높지 않은 분야에 대해 시장 지출을 도와주는 것이고, 우리나라도 통합 심사제도를 운영해 2개의 허가 제품이 나오게 됐다.

현재 시장 선점 대형기업이 없기 때문에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시장에 선진입할 수 있다면 성공사례까지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제품이 2개 나옴과 동시에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치료기기 회사인 미국의 페어 테라퓨틱스가 상장 폐지가 됐다. 이에 대해 건강한 형태의 발전 양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효용성 있는 제품에 대해 시장이, 또 국민이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예 시장의 판단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이전의 상황이었다면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보고 있고, 특히 의료 인프라가 약한 국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대면 진료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20년째 시범사업을 하고 있고,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 우리나라만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이 메디컬소프트 쪽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공룡기업이 곧 등장할텐데 이를 미루면 미룰수록 국내 공룡기업의 등장이 늦어질 것이라고 본다.

디테일한 이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법제화되더라도 실제로 사용할 환경이 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IT 기술 등을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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