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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경북의사회, 의대생 복귀 촉구…“가는 길 낭떠러지로 이어져”

대한민국은 한동안 깊고 어두운 수렁에 빠져 있었습니다. 국민의 헌법적 권리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한 일부 파렴치한 세력이 정부를 장악하고, 상식에서 벗어난 정책을 쏟아내며, 우리가 소중히 여겨온 근면과 정당한 보상의 가치는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의료의 본질보다 정치 이익을 앞세운 비상식적인 정책들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미래의 대한민국 의료를 고민하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자리를 떠나 버렸습니다. 그 결과 해를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무너지고 국민 건강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의학교육은 지금 유례없는 비상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학사 일정상 7월이 되면 현재의 1학년 의대생들은 계절학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유급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이에 따라 2024년, 2025년 입학생들이 2026년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교육 재난에 가까운, 이른바 ‘트리플링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의료계는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을 촉구해 왔습니다. 한 자리에 세 명이 앉아야 하는 부실한 교육은 더 이상 교육이라 부를 수도 없는 절망적인 현실이며, 결국 부실한 의료인을 양산해 국민에게 치명적인 피해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불과 몇 년 뒤, 대한민국의 의료는 되돌릴 수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의사와 정부의 목표는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학생들과 대한의사협회는 한목소리로 ‘의학교육 정상화’를 외쳐왔고, 이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지키려는 정부의 책무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 생명보다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이들에 의해 진실은 가려졌고, 대한민국의 의학교육과 의료정책은 오랜 시간 방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 의사협회, 그리고 정부가 다시 한자리에 모여 같은 꿈을 이야기할 때입니다. 모두가 눈가리개를 쓴 채 어둠 속 낭떠러지로 나아가고 있을 때, 누군가는 손바닥을 두드려 진실을 일깨워야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 손뼉은 한 손만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두 손을 맞잡아 하늘을 울리는 큰 박수 소리를 내주십시오.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학생들이 그 소리를 듣고 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교육의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그리고 불과 몇 년 뒤, 이 땅이 부실한 교육을 받은 의사들로 인해 의료 지옥이 되지 않도록 마지막 선을 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학생 여러분도 자신이 가는 그 길이 결국 낭떠러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 투쟁의 목적이 스스로를 파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님을, 진심을 다해 전하고 싶습니다.

‘웃으며 돌아오라’는 말은 감히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뜨거운 불꽃은 가슴 속에 넣어두고 발길을 돌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 때입니다. 의사로서의 길을 이어가야 할 때입니다.

정부와 의협 집행부에 간곡히 호소합니다. 정부와 의사의 목표는 늘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거짓과 분열의 장막을 걷어내고, 오랫동안 방치됐던 문제를 직시하며, 국민을 위한 의료와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주십시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그 길에,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걸어가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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