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회장 장태평)는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 이식편대숙주질환을 경험한 환자 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환자 4명 중 3명이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됐다”고 응답했으며, 상당수는 신약이 있음에도 비급여 비용 부담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주요 원질환은 급성골수백혈병(42.2%), 림프종(31.2%), 골수형성이상증후군(12.6%) 등이었으며, 연령은 20~40대가 60.4%로 가장 많았다. 이식 후 발생한 GVHD 유형은 만성 72.4%, 급성 27.6%였고, GVHD 지속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이 35.7%로 가장 많았으며, 5년 이상 장기간 지속된 경우도 20.9%에 달했다. 이는 많은 환자들이 수년 간 증상과 고통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설문에 참여한 환자의 74%는 GVHD로 인해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졌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매우 심각하다(5점)’는 44%, ‘심각하다(4점)’는 30%에 달했다.
환자들이 호소한 주요 증상은 ▲눈(건조·시야 흐림 등 75.5%) ▲피부(건조·발진 등 63.8%) ▲구강(궤양·미각 이상 등 62.2%) ▲피로감(48%) ▲폐(호흡곤란 등 45.9%) 순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일상생활 전반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지속적 통증(82.1%) ▲정서적 고통(77.6%) ▲경제적 부담(67.4%) ▲일상생활 제약(65.3%)을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는 GVHD가 단순한 합병증이 아니라, 신체·정신·사회적 삶 전반을 위협하는 복합적 질환임을 보여준다.
응답자의 65.8%는 “신약 치료제 사용 의향이 있지만 비급여 비용 부담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경제적 부담이 환자의 치료 선택을 가로막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8월 20일 서미화 의원 주최, 한국혈액암협회와 대한조혈모세포학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도 공유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진과 환우들은 “환자들이 장기간 고통 속에 방치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국장은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단순한 후유증이 아니라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병’이자 ‘더 힘든 병’”이라며 “신약이 허가됐음에도 비급여로 매월 약 천만 원의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현실에서 제도적 지원 없이는 치료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율 향상의 이면에 있는 치료 이후의 삶과 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며,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학회와 환우, 의료진이 함께 목소리를 모아 신속한 급여 적용과 산정특례 종료로 인한 의료비 부담 증가에 대한 제도적 지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