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비합리적이고 폭압적이었던 지난 정권의 의대 정원 증원 과정에 대해 논리적 정합성 부족과 절차적 정당성 미흡을 지적한 감사 결과를 환영합니다.
하지만 감사 결과에 따른 절차적 흠결을 개선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이미 벌어진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지난 일 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공의들은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절망해 수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밝혀진 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절차가 부재했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 절차적 정당성마저 확보되지 못했다는 점이 사태의 핵심 원인입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증원과 함께 약속했던 강의실과 실습실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대학별 학생 수용 역량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일관성 없는 배정 기준을 적용한 결과, 선발된 학생들은 공간이 부족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처지입니다.
앞으로 6년간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이 이어질까 우려스럽습니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적절한 환경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고 역량 있는 의사로 성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졸업 후 적절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부처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지난 계엄으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의 1만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 일선에서 눈앞의 생명을 지키고 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