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와 리슨투페이션츠(대표 명성옥)가 공동주최로 환자 및 보호자들의 임상시험 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 설문조사를 11월 18일부터 12월 2일까지 2주간 실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대해 어떤 태도와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참여 또는 비참여의 구체적 이유는 무엇인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임상시험 참여의지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는 총 387명(환자 229명, 보호자 158명)으로, 참여자 중 암 환자·보호자군이 136명,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보호자군이 107명, 기타 질환 환자·보호자군이 144명이었다.
설문에 따르면, ‘신약개발 목적의 임상시험이 진행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참여하고 싶다/122명(32%), △어느 정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193명(50%)로 응답해 전체 응답자 387명 중 315명(82%)이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있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는 △현재 치료의 효과 부족 또는 부작용으로 새로운 치료기회를 얻고 싶어서/166명 △신약개발 및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서/127명 △임상시험 정보를 직접 듣거나 경험해보고 싶어서/117명 순으로 답했다.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임상시험이 실험 처럼 느껴져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어서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서 △ 임상 치료 효과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순으로 그 이유를 들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라는 설문에는 △과거보다 높아졌다: 233명(60%), △과거와 비슷하다: 142명(37%), △과거보다 낮아졌다: 12명(3%) 라고 답해, 61%가 이전에 비해 임상시험에 대한 참여의향이 높아졌다고 답했고, 과거보다 참여의향이 낮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3%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에 대한 참여 의향이 높아진 이유로는 △새로운 치료제나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이전보다 높아져서 △임상시험의 안전성 윤리성 관리가 강화됐다고 느껴서 등을 꼽았다.
반면,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이들은 △임상시험 부작용 및 안전성 문제 보도를 접해 불안감이 커져서,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이해가 어려워서, △ 임상시험이 ‘실험’ 처럼 느껴져 심리적 거부감이 생겨서 를 이유로 들었다.
마지막 설문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자유 의견’에 대한 응답에는 △임상시험에 참여 제안을 의료진에게 받으면 환자나 환자가족은 주로 인터넷에 검색해 정보를 얻게 되는데 인터넷에는 부정적인 자료가 많아서 걱정됨 △부작용 발생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를 강력하게 만들고, 이 내용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고, 자율의사로 참여하게 했으면 좋겠음 △임상시험 참여가 신약 나오는 것에 이바지하는 건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시험 과정에서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함 △환자와 의료진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심각한 부작용 발생시 대처방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함 △임상시험 정보와 절차가 보다 명확하고 쉽게 접근 가능했으면 좋겠음 등이 있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임상시험이 실험이 아닌 치료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다. 참여 의향 82%라는 수치 뒤에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환자들의 치료를 향한 간절함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이다. 환자가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투명한 소통 체계, 그리고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는 안전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와 의료진, 제약사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리슨투페이션츠의 명성옥 대표는 “리슨투페이션츠는 환자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의 입력값’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의미있는 인식 조사를 지속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건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반이 되도록 힘쓸 것이다. 환자 목소리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