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수가계약 ‘부결’…이면계약 의혹 제기

건강세상 “공단 협상단 성과주의에 눈멀었다”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간의 내년도 수가협상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자 가입자단체가 ‘부결’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17일 ‘의료계엔 퍼주기, 국민들에겐 보험료 가중, 의료수가계약 거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수가협상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건강세상이 이처럼 협상 마지막 날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공단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재정위원회의 초기 의사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기류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건강세상은 “협상 초반 서로 탐색전을 펼치며 줄다리기를 하다가 의료수가협상 막판 카드를 내놓고 급속히 협상이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제시돼 협상 중인 의료수가인상안이 작년보다 더 높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경악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미 국민건강보험의 가입자단체들로 이루어진 ‘재정운영위원회’에서는 올해 수가를 동결해야 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재정운영위원회는 “모두 어렵지만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으로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면서 수가를 동결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가협상은 작년(1.94%)보다 더 높은 수가인상률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건강세상은 “높은 수가인상률이 논의되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계와의 협상과정에서 이면계약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왜, 무슨 근거로 작년보다 높은 의료수가인상률을 논의하고 있는가. 국민의 형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가계약에만 눈이 멀어 있는 것은 아닌가. 올해 2조원 이상의 재정이 남을 것으로 예상되니 막 퍼주어도 괜찮다는 것인가”라며 공단을 강하게 비난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보험급여 확대에는 인색하면서 우리 사회 상위계층에 속하는 의료계에게 퍼주기식 의료수가협상을 한다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증폭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건강세상은 “실제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정한 수가협상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무시하고 2%가 넘는 수가인상안을 협상하고 있으니 이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라면서, “새로 선임된 지도부가 성과주의에 눈이 멀어 국민들 편에 서야 할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고 월권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형국”이라고 질책했다.

현재 수가협상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수준으로 수가인상률이 결정된다면 건강보험재정이 흑자인 상황에서도 국민들은 보험료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뻔한 사실이다.

건강세상은 “더 이상 이러한 행태를 두고 볼 수 없다. 국민들의 어려움도 무시하고 퍼주기식 의료수가협상이 추진된다면 우리는 온 몸으로 막아설 것”이라면서 “재정위는 이러한 수가인상률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 국민들만 고통 분담시키는 의료수가협상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