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 급여현황을 조사한 경과 최고와 최저 병원 간 연봉이 2500여만원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더욱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전공의들의 연봉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정승진)는 “전공의 급여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고와 최저 병원 간 연봉이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으며, 지난해에 비해 더욱 격차가 벌어져 연봉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조사에 응한 총 64개 회원 병원의 내과 레지던트 3년차를 대상으로 2008년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통해 연봉을 집계,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정신과, 가정의학과 등의 전공의로 구성된 특수병원은 해당과의 연봉을 조사했으며, 비과세소득까지 포함해 실제 전공의들이 받고 있는 총소득을 산출했다.
조사결과 2008년도에 내과계 전공의들이 얻은 평균 소득은 3599만원이었다.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곳은 울산대병원으로 5087만원이었으며, 대전선병원이 2513만원으로 가장 낮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와 최저 병원 간 두 배가 넘는 2574만원의 소득 편차를 보임에 따라 연봉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대전협이 상위권과 하위권 각 5개 병원의 평균 연봉을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비과세소득을 포함하지 않은 총급여 기준)에 따르면 상위권과 하위권 모두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국내 물가가 급등했음에도 병원 측이 급여 책정에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며, 이는 현재 전공의 급여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대전협 정승진 회장은 “지난해 조사에서도 최고와 최저 병원의 연봉이 두 배 가량 차이를 보여 전공의 급여 현실화를 강력히 피력해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격차가 더욱 벌어져 두 배가 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연봉의 양극화 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전공의들의 사기 저하와 인력수급에 미칠 악영향들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총 64개 병원 중 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곳은 전체 3%에 불과한 2개 병원에 그쳤다. 이어 4,500만원이상 5,000만원 미만 6%(4개), 4,000만원 이상 4,500만원 미만 14%(9개), 3,500만원 이상 4,000만원 미만 33%(21개), 3,000만원 이상 3,500만원 미만 30%(19개), 3,000만원 미만 14%(9개)로 집계됐다.
연봉조사 기관인 페이오픈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기업 대졸자들의 초임 연봉은 금융, 증권사의 경우 평균 약 3300만원이며 높을 경우 3900만원 수준에 이르고 있었다. 여기에 상여금과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실제로 대졸 신입사원이 받는 급여는 평균 3300만원 이상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일반기업 근로자들은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연봉이 책정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런 점들을 총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3500만원 미만 하위권 병원 44%에서는 전공의들이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훨씬 높은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기업 대졸 신입사원과 동일하거나 심지어 더 낮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상북도ㆍ대구시에 소재한 병원의 평균 연봉이 417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전라도ㆍ광주시가 3954만원, 제주도가 394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 3720만원, 경상남도․부산시 3522만원, 경기도ㆍ인천시ㆍ강원도 3501만원, 충청도․대전시 3246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병원 유형별로는 대학병원의 평균 연봉은 3914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일반병원이 3527만원, 국립병원은 3127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과 국립병원의 연봉이 무려 787만원의 편차를 보임에 따라 국립병원 지원 기피 현상을 초래, 인력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편, 대전협은 금번 급여현황 조사 시 조사에 응한 30개 병원에 한해 외과를 별도로 연봉 산출했다. 대구가톨릭의료원이 5,667만원으로 가장 높은 급여를 받고 있었으며, 대전선병원이 2,657만원으로 최하위에 랭크됐다. 외과 역시 최고와 최저 병원 간 편차가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여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대전협 정승진 회장은 “하위권 병원에서 받는 전공의들의 연봉이 일반기업 대졸 초임보다 못 하다는 것은 급여의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는 부분이다. 상식적인 선에서 하위권 병원들의 임금 향상이 조속히 이뤄져 전공의들에게 적정급여와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같은 문제는 전공의 근무조건과 급여를 병원 재량에 맡기다 보니 적정한 기준이 없어 생겨나는 문제”라며 “급여를 비롯해 근무시간, 시간외수당 등의 근로기준 체계를 확립해야만 양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향후 지속적으로 전공의 연봉 조사를 실시해 병원 근무 처우에 대한 현실을 알려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적정 수준의 연봉을 지급받기 위한 급여기준은 물론 전공의들의 수련 및 근로기준을 마련하는 안에 대해 병협 등에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대전협과 병협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