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이 병리조직검사 기본 수가를 총액 기준으로 15.6% 인하할 것을 결정한 것에 대해 병리과의 반발이 거세다.
대한병리학회·대한세포병리학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합동으로 4일 정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어 건정심의 병리과 검사 수가 15.6% 인하 결정은 힘없고 공부 밖에 모르는 병리학자들에게는 도전이고 치욕이라고 간주하며, 서명운동을 전개해 이 사태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우선 건강보험 재정지출에서 병리학 검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0.55% 밖에 안되고, 병리검사수가 외에는 진료비, 약제비, 처치료 등이 전무하며, 의사와 임상병리사의 노동력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인하하는 것은 가난한 기초의학을 허물어 버리는 폭력적인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산부인과 자연분만 수가를 50% 인상하고, 함께 거론되었던 CT, MRI 등의 수가 조정은 후반기로 미루면서 병리과 검사 수가 인하를 급히 시행한다는 건정심의 결정에 놀라움과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아울러 단체는 암진단에서 특히 중요한 병리조직검사를 이렇게 소홀하게 취급하는 의료환경에서는 환자가 병원의 진단을 믿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국민건강이 심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체는 또한 이번 건정심의 결정에 뚜렷한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은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계에 대한 섭섭한 감정도 여과없이 내비쳤다. 이어 병리검사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아는 의료계가 힘없는 병리과를 보호하는데 책임있는 역할을 해 줄 것을 호소했다.
끝으로 단체는 정부의 근시안적인 눈가림식 보험정책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국민건강보험 수가제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이 제로섬 게임을 즐기는 듯 한 정책이 의료인끼리 반목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어 진단검사의학과(0.9%), 영상의학과(5.4%)에 비해 미약한 병리과에 대해서는 수가 비율한도를 0.55%로 유연하게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