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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황당·납득불가…윤 이사장 비난 화살

줄줄이 약가소송 취하결정…“결자해지 해야” 목소리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윤석근 이사장은 결자해지 해야 한다”
 



제약협회 윤석근 이사장이 29일 돌연 약가인하 소송취하를 발표하자, 업계는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져든 모습이다.

더구나 이번 사안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다, 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한 결과 발표 바로 직전 이뤄진 것이어서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납득도 이해도 불가” 비난 목소리 높아

윤석근 이사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제약협회 이사장으로 복지부와 정책협의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소송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뒤에서 칼을 쥐고 앞에선 웃으며 협상할 수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업계 관계자들은 윤 이사장의 결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 중견제약사 CEO는 “협회의 집행부는 정부와 부딪히는 일이라도 각오를 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사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보겠다며 나온 사람이 소송을 느닷없이 취소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너무 황당해서 한동안 멍했다. 윤 이사장은 결자해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제약사 CEO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윤 이사장의 행동은 신뢰만 잃고 고립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믿고 집행부에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나”라며 이번 결정이 집행부 구성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CEO는 “윤석근씨가 제약계 가장 위기의 순간에서 협회분열을 조장하면서까지 이사장을 자임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속셈이 무엇이었는지, 역사가 심판해 줄 것”이라며 “즉각 퇴진해야 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줄줄이 소 취하…‘물거품’ 된 약가소송

이처럼 일성신약이 소송취하를 결정하면서, 약가인하 소송은 결과를 눈앞에 두고 제약업계가 먼저 ‘백기’를 드는 형국이 됐다.

이날 일성신약과 함께 다림바이오텍도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소 취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KMS제약은 오늘(30일) 오전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서, 결국 4곳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에리슨제약만 남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KMS제약 역시 소송취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이사장은 “소송취하 결정을 하루 이틀 전에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함께 소송을 제기한 회사들은 이미 소 취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함께 소송을 제기한 제약사 관계자는 “일성신약이 소송을 취하할 것은 미리 알고 있었다. 나머지 회사들도 소송취하를 결정하게 된 것은 일성신약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봐야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사실상 일성신약의 소송취하 결정이 다림바이오텍, KMS제약의 포기로까지 이어진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윤 이사장, “복지부와 소통 50% 완성”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윤석근 이사장이 소송취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 복지부 장재혁 건강보험정책관이 참석, 함께 논의한 점으로 미뤄 정부와 손을 잡는 편이 장기적 측면에서 업계를 위한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사장 출마선언 당시부터 ‘정부와의 소통’에 대해 유독 강조해 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윤 이사장은 브리핑에서 “그간 복지부와 협의 해오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목표했던 바의 50% 정도는 완성했다고 본다”며 자평했다.

이를 반영하듯 윤 이사장은 소송취하 결정발표에 앞서 시장형실거래가제도 폐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기준에 jGMP인증 포함, 약가인하 차액보상 문제해결, 신약가격 적정성보장 등 업계 현안을 복지부와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복지부나 우리(협회)나 대화를 통해서 현안문제를 많이 해결해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만났다. 복지부 관계자가 제약협회 이사회에 와서 대화를 나눌 정도면 건의사항을 충분히 반영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임 집행부와의 갈등도 해결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또 한번 업계에 파장을 몰고 온 윤 이사장의 행보를 둔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